이거 이거 벌써부터 조짐이 보인다
청개구리 조짐이 보여
드디어 12주 차가 되었다.
안정기의 첫 계단이라는 12주 차이자
기형아 검사를 시작하는 12주 차.
분만까지 되는 병원에서 1차 기형아 검사를 시작하려고
3주 전쯤, 토요일 9시로 예약을 해두었다.
처음 방문이니 적을 게 많겠다 싶어 8시 40분까지 도착을 해서
별 대기 없이 정밀 초음파실로 갔다.
그때까지는 너무 일찍 끝나서 음식점도 닫을 거고
끝나면 집에나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웬걸, 밍고의 생애 첫 반항을 보게 될 줄이야.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목 투명대 길이가 2.7 이하인지, 콧대는 잘 있는지 등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아주 엎드려 있는 거다.
엎드려서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이 아주 웃겼다.
초음파 선생님이 기기로 배를 누르며
좀 보여줘~ 애원을 하는데
손을 꼼지락거리며 잠시 뒤척이고는 옆을 보고 눕는다.
이거... 벌써부터 청개구리 조짐이 보인다.
단 게 있다면 밖에서 드시고, 아니면 좀 걷다가 들어오시라
강제 퇴장을 당하고, 이런 상황을 예측했을 리 만무한 우리 부부는 아주 크게 당황을 했다.
화장실 갔다가 두리번두리번 괜히 병원 구경을 하고 다시 돌아와 초음파실의 호명을 기다렸다.
2차 시도도 실패했다. 5도만 더 움직이면 되는데! 꿈쩍도 안 해서 목 투명대를 볼 수가 없는 거다.
또다시 강제 퇴장을 당해 1시간째 이러고 있는 이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다. 괜히 제자리에서 걸어보기도 하고 이제는 사람이 많은 대기실을 휘적휘적 지나다니기도 해 보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밍고야 이제 엄마가 좀 힘들어
.. 네가 협조해줘야 집에 얼른 가지."
3차 시도 끝에 드디어 똑바로 누운 밍고가 보였다.
다행히 모든 게 정상이었고 그 이후론 일사천리였다.
진료도 상담도 채혈도 후다닥. 끝나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짝꿍도 나도 2시간이 넘는 기다림에 허기가 져버려
이제는 문을 한참 전에 연 아웃백에 갔다.
투움바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시원하게 해치우고 오는 길이다.
밍고야 12주가 되어 5.5cm나 된 걸 축하해-
앞으로 고집은 조금만 덜 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