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와 일을 하고 있는 나는 해외 국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남들보다 조금 더 많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을 알리고 싶은 욕구가 상당하다.
어쩌면 이것은 국민에게 있어서 본능에 가깝다. 과거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해외 신규 거래처들에게 접근하기 다소 쉬웠다면 이제는 BTS와 블랙핑크로 굳이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아도 거래처에서 먼저 한국을 알아봐 준다. 이렇게 우리는 진정 문화강국으로까지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보면 국가라는 차원에서의 성장이 국민 개개인의 성장을 이끌어주지 않는다.
즉, 우리에게 남은 건 각자의 삶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대한민국은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나의 부서는? 그리고 정작 나는?
2023년 첫 출장은 미국이다.
이번 출장을 위해 작년 10월부터 참 많은 회의를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중요한 출장이고 올해의 사업 성과가 달려 있기도 하다.
현재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 속에 나의 거래처들이 속한 몇몇 국가들은 달러 반출을 철저히 막고 있다.
달러를 쥐고 있으려는 자와 그 달러를 한국으로 모셔오려는 자와의 팽팽한 긴장과 기다림 속에서 나는 마냥 한 우물만 팔 수는 없었다. 좀 더 큰 시장에 뛰어 들어서 신규를 뚫고, 기존 거래처들도 관리를 잘하자는 미션을 가지고 미국으로 떠난다.
가끔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몇 개국을 다녀봤냐고......
하지만 정확한 숫자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남들이 거의 다 다녀온 미국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물론 중남미를 경유하기 위해서 잠깐 달라스 공항에 체류한 적은 세 번 있다. 이런 내가이번 출장으로 드디어 처음 미국 땅을 밟아보게 되었다.
이제 인천공항에 사람들이 꽤 많다. 평소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서둘러 라운지에 들어갔다.
다행히 비행기 출발 시간이 1시간 연착이 돼서 라운지에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었다.
일단 첫 시작은 샐러드다. 라운지에도 사람이 너무 많았다
죽과 견과류, 과일, 단호박 그리고 아메리카노도 마셨다
배불리 먹고 나서 게이트로 갔는데 비행기가 1시간 더 지연이 되었다.
원래 9시 45분 탑승이었는데 11시 20분으로 변경이 되었다. 출발 전부터 기운을 다 빼놓는구나
1시간을 면세점 돌아다니다가 목베개를 샀다.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비빔밥을 먹었다. 이 흔한 한국 음식도 무지하게 그리워지겠지
한국에서 애틀란타까지 13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 기내식을 먹고 2시간 뒤 드디어 애틀란타에 도착했다. 정말 기나긴 여정이었다
미국은 입국 심사가 까다로울 거 같아서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출장을 올 때마다 방문 목적을 '관광'이라고 이야기한다. 애틀란타에서도 놀러 왔다고 하니까 바로 보내주더라.
내 짐을 찾다 보니 이런 광경도 보게 됐다. 저 조그만 개가 뭘 찾은 거 같았는데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거였다. 남의 일은 항상 재밌다. 내 일이었다면 엄청 짜증 났을 것 같다
이렇게 나는 13시간의 비행 끝에 다시 하루 전 그 시간으로 돌아왔다. (시차가 14시간 난다)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