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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리 Sep 06. 2019

세계에서 가장 낮은 화산 : Dallol

세 번째 이야기 

누군가 내 눈을 가린 뒤 이곳으로 데려와 '외계'라고 한다면, 난 믿을 것 같다.

   

비포장도로와는 또 다른 덜컹거림을 선사하는 소금사막을 달린 지 몇 시간 째,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평원 저 멀리 나지막한 야산이 눈에 들어온다. 차가 멈추고 소금으로 굳어진 딱딱한 땅에 내려 기지개를 켰다. 발이 빠른 가이드를 따라 부지런히 산을 오른다. 고작 10분이면 정상에 도착하니 산이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 이 곳은 산이 맞다.


해수면보다 100미터 이상 낮은 곳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낮은 화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마주한 비현실적인 모습에 가만히 서 있었다. 숨 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노란 유황 가루가 불어오고, 마그마에 달궈진 뜨거운 지하수가 여기저기에서 끓고 분출되는 소리로 요란했다. 해수면보다 낮은 이 곳을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과 땅 아래 꿈틀거리는 마그마 사이에서 느끼는 50도가 넘는 더위는, 이런 광경을 보기 위함이라면 견딜만다.  


지구를 뚫고 올라온 유황과 각종 광물들이 지표면의 소금과 만나 비현실적인 모습을 만들어낸다.
























여기저기 여행을 하다 보 자연의 신비함에 압도되는 순간들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거대한 빙하 절벽이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내릴 때의 경이로움이나 인도 북부에서 처음 은하수를 만났을 때의 신비로움, 케냐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만난 긴 기린 행렬이 주는 알 수 없는 존경심 같은 것.


이 곳에서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괴기스러움과 약간의 공포였을까.











 

이따금씩 마주하는 자연의 압도적인 모습은

안 그래도 작은 나를 더 작은 존재로 만들지만,


그때마다 마음의 크기만큼은 조금씩 커지기를 바라면서 여행을 계속한다.







<아프리카 말고 에티오피아> 매거진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의 활화산과 소금사막에 이어, 이 곳 유황 호수까지 에티오피아 북부에 매켈레에서 투어를 시작한다. 다만, 에티오피아의 이런저런 속사정으로 인한 치안 문제와 여행지 자체가 가진 위험성이 많다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한다. 실제로 활화산 투어를 위해 야간에 산행을 할 때, 가스가 빠져나가 속이 비어 있는 현무암을 밟아서 다친 일행들이 꽤 많았다. 유황 호수 역시 분진이 심하여 마스크가 필요하며, 호수의 물은 보이는 것처럼 굉장히 뜨거워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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