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성뒤마을_이관석
1.
2006년 즈음, 공부방 봉사활동을 하던 후배들을 따라 처음 들렀고
2019년 회사 일로 연탄 봉사 기록을 위해 골목골목을 기록했었던,
2023년의 끝에 다시 찾은 구룡마을은 여전히 연탄봉사자들 외엔 적막함만 남아있었다.
투쟁의 동력은 이간질과 무관심으로 잦아들고
남은 이들의 삶은 마을을 둘러싼 아파트의 숲으로 가려진다.
2.
"추위는 그래도 견딜 수 있어요. 더위가 찾아올 땐 참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죠."
2019년 봉사를 이끌었던 목사님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골목 안으로 들어오면 공동화장실, 대피로, 소화기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사람이 살고 있다. 이 안에서. 그렇게 외치듯.
3.
구룡마을을 뒤로하고 찾아간 성뒤마을의 풍경은
벼랑 끝 외마디만 남은 듯하다.
사람이 살고 있다. 같이 살자, 우리.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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