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
“돈까스 찾아 삼만리”
“이 세상 돈까스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본인이 늘 리뷰를 남길 때마다 마지막에 늘 적는 문구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겠다는 의지랄까. 돈가스가 없어지는 날이 온다면 정말 슬프겠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 이 세상 돈가스를 다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돈가스를 좋아했다. 누구나 한 명쯤은 부모님 손을 잡고 돈가스를 먹으러 갔던 기억이 있듯이, 나도 그렇게 돈가스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어머니께 들은 건데 사실 야채를 너무 안 먹어서 같이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라도 먹이려고 돈가스를 자주 먹게 해줬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본인은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돈까스헌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정을 만든 건 정확히 4년 전,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했던 시기였다. 그때는 지금처럼 돈가스 먹으러 전국단위로 다니는 건 아니었고, 단순히 재미로 돌아다니며 기록을 남기기 위한 용도였다. (교환학생을 가고 나서 돈가스 구경도 못할 줄 몰랐지만 말이다.) 우연히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시기와, 우리나라에서 혜화 ‘정돈’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카츠 붐이 일어나던 시기와 맞아떨어졌다. 졸업을 앞두고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나는 도장깨기 하듯 하루 건너 오픈하는 돈가스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22년 1월 기준으로 다녀온 돈가스 집들이 200여 곳이 됐다. 맛있는 돈가스를 먹는 것도 좋지만, 돈가스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가 생기면서 한 가지 즐거운 일은 모르던 동네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랄까. 서울 촌놈이 돈가스 먹으러 광명을 가고, 부산을 가고, 점점 내 생활 바운더리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 과정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동네 풍경들, 사람 냄새나는 낯선 골목을 마주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그저 돈가스를 먹으러 가는 게 나에겐 마치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 본인은 그 여정 속에 보고 느꼈던 경험들을 이제는 하나씩 글로 풀어내고 싶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몇 가지 아쉬웠던 점 중 하나는 게시물들의 휘발성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시각적인 콘텐츠가 중요시되다 보니 글이 주는 힘이 약한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열심히 써봤지만 처음부터 정독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몇 없다고 느꼈던 적이 사실 여러 번 있다.
그래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찾아왔다. 블로그,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SNS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브런치를 택한 이유는 하나다. 브런치는 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찾는 곳이라 생각한다. 좀 더 진정성 있게 내 글을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모적인 글들을 쓰는 것은 지양한다. 여기서는 단순 맛집 리뷰를 넘어 전국 돈가스 가게마다 담긴 스토리를 발굴하고 떠나는 여정 속에서 경험한 일화들을 하나 둘 적어보려고 한다.
돈까스 찾아 삼만리
이 세상 돈까스가 없어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