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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 May 16. 2022

공평한 밤의 노래

침묵과 어둠은 부치지 않을 편지를 담아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어둠,

그대는 내가 숨을 죽여 눈물 흘릴 수 있는 공평한 밤.


닿지 않을 마음들을 가득 담아 별들에 흘려보내면 그대에게 닿으려나. 혹여나 하는 마음에 부치지 않을 편지를 하염없이 쏟아내고, 어둠은 그 파편들을 묵묵히 주워 담는다.


잠이 데려간 이야기들은 적막 속에 고요히 쉬게 하는 시간 안에 흘러 바다가 된다. 어둠은 토해내는 법이 없고, 공백이 가진 그 어떤 방과도 같다. 잠잠히 삼키기만 할 뿐 고요하다.


공평한 밤이 쥐여주는 무(無)에 속한 그 어떤 것.


내일 또 보자며 잠에 드는 아이의 안녕과도 같은 그 꿈의 시간은 아득하고도 달콤한 휴식이자, 눈이 먼 자의 달.


빛의 소멸은 나의 평온한 안식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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