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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윤정 Oct 20. 2021

중국의 수상컬렉터, 양밍지에

굵직한 상을 수상한 중국의 제품디자이너


오늘 소개할 디자이너는 양밍지에(杨明洁yángmíngjié)라는 제품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일단 수상경력부터가 화려합니다. 독일 레드닷, IF디자인 어워드, 일본의 G-mark, 미국의 IDEA 등 굵직한 세계 디자인 공모전을 휩쓸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은상을 수상했고, 포브스에서 선장한 ‘중국에서 최고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에 들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중국디자인계에서도 전후무후한 ‘수상콜렉터’라 볼 수 있겠지요.













눈을 현혹시키지 않는
단순함



그러나 이러한 그의 업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닙니다이미 그는 디자인계에서 15년간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사실 양밍지에는 순수하게 중국에서만 공부한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그는 학부는 중국 항저우의 절강대학교를 졸업하고석사는 항저우의 중국미술학원에서 밟습니다이후 독일 WK재단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독일 유학길에 올지요이때 독일에서의 유학경험이 그의 디자인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습니다그는 독일에서 ‘눈을 현혹시키지 않는 단순함 추구하는 디자인 스승을 만나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본질  자체임을 깨닫고 그의 디자인 노선을 변경합니다그리고 유학이 끝난 후에 독일의 유수기업 지멘스의 본부장까지 역임하며 유럽디자인의 실전 경험을 쌓게 되지요. 15년전만 해도 독일과 중국은 디자인 격차가 무척 컸고이미 양밍지에는 독일에서 충분한 경력을 쌓고 있던 중이었습니다그러나 양밍지에는 독일에서 배운 것을 고국에서 실현하고 싶다는 열망 아래 다시 중국으로 돌아옵니다그리고 YANG DESIGN이라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중국의 제품디자인 프로젝트들을 도맡게 되지요.실제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보면 중국 출신 디자이너라 믿기지 않을 만큼 형태가 단단하면서 간결하면서 기능에 충실한 것이 특징입니다특히 가방회사 TUMI에서 수주받은 디자인작품들을 보면 마치 기계공업품을 연상케 하는 단단한 디자인이 특징적이지요.















이탈리아 홈브랜드를 위한 T-BOX역시 이러한 기능성과 단순성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모듈화된 책장들을 자유롭게 분해되고 해체하며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지요. 이 역시 독일 레드닷과 미국 IDEA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그 진가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ABSOLUTE 병디자인 역시 흥미롭습니다. ABSOLUTE 개성강한 디자이너들에게 패키지 디자인을 맡겨 매번 다른 시리즈의 포장을 입는 것이 특징입니다양밍지에는 ABSOLUTE 술병 자체를 디자인하지 않고 ABSOLUTE 겉포장지를 디자인해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그는  사이에 홈을  소비자가 들고 다닐  있는 손잡이를 만들었습니다그리고 포장지를 반투명한 소재를  내부 술병의 윤곽이 은은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었고 안의 술병 글씨와 겉포장지의 글씨가 겹쳐져서 재미있는 시각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중국적 전통 역시 잊지 않습니다도자기 찻잔 브래드를 위해 디자인한   세트는 현대식  주전자의 구성을 띠고 있으면서 중국 전통재료인 대나무와 석기를 절묘하게 혼합하여 차세트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대나무의 은은한 결과 돌의 거친 질감의 배합이 한눈에 봐도 인상적이지요실제  차세트는 중국의 영부인펑리위안 여사가 말레이시아 방문하는 동안  차세트를 직접 체험하며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중국 1호
공업디자인 전문 박물관



《深圳特区成立三十五周年》



이렇게 YANG DESIGN으로 승승장구해오던 그는 별안간 공업디자인박물관을 만들겠노라 선언합니다사실 그가 박물관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지요보통 박물관은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해서 만든다는건 어불성설이니까요그러나 양밍지에는 본인의 사재를 털어 ‘중국 1 산업디자인 박물관 만들어 버립니다상하이에 위치한  박물관은 전시전파연구교육  다양한 기능이 집약된 플랫폼인데요백년이 넘은 오래된 방직공작을 개조하여 만들었다는게 의미가 있습니다 박물관에는 그가 오렌 세월 모아온 골동품들과 현대 디자인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그리고 미래의 공업디자인 방향까지 설계하며  6 규모의 면적에서 중국 공업디자인의 과거현재미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통 수공예를 재해석하는 '양사'브랜드



대나무를 이용한 조명





최근 양밍지에는 다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그건 바로 최근 그가 런칭한 ‘양사(羊舍)’라는 수공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데요. YANG DESIGN 주로 대량생산 제품디자인에 맞춰져 있다면 ‘양사 중국의 전통 수공예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쑤저우에 ‘양사조물박물관 설립하여 쑤저우의 전통정원에서 모티브를 얻은 새로운 컨셉의 박물관을 선보이고 있는데요특히 ‘허산수정원(虚山水庭院) 양사에서 제작한 무수한 유닛의 조합과 중국 전통정원과의 조합이 인상적입니다그리고  정원 자체도 독일 레드닷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다시금 ‘수상콜렉터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합니다.




디지털과 인본주의 사이에서




YANG DESIGN에서 일가를 이룬 양밍지에는 다시 중국 전통 수공예로 회귀하여 새로운 제품디자인의 담론을 제기하려 하고 있습니다그는 점점 가상현실 세계가 눈앞에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점점 ‘진짜’, 그리고 ‘만질수 있는 무언가 찾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디지털과 인본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제품디자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양밍지에의 디자인 행보를 기대해봅시다.



최근 양사에서 나온 초경량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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