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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ventureJIEUN May 21. 2020

드디어 개봉하는 미국인 남편의 첫 한국영화!

파쿠르가 남편에게 준 선물 "초미의 관심사". 

 

파쿠르,트리킹 하는 제레미

  우리 남편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마케팅 회사 창업자,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남편, 열정 넘치는 도전자, 캠핑과 자연을 사랑하는 모험가,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그의 인생에 함께한 파쿠르(Parkour).  보통 한국에서 야마카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파쿠르는 안전장치 없이 맨몸으로 도시나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을 뛰어넘는 곡예 활동이다. 남편과 파쿠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어렸을 때 친구와 함께 시작한 파쿠르는 이제는 그의 인생이 되어 버렸고, 유타주에서 스토익 파쿠르 아카데미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님이 되었다. 아직도 트램펄린과 스프링 플로어에서 노는 게 제일 즐겁다는 남편은 때로는 내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위험해 보이는 도전을 하지만 그것 또한 남편의 보람이고 행복이다. 처음 남편을 만나고 남편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는 신기함으로 가득했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파쿠르를 할 줄 알았고, 함께 어디를 놀러 가거나 여행을 가도 꼭 중간중간 멈춰서 플립을 하거나 뛰어넘는 등 파쿠르가 언제 어디서든 튀어나왔다. 파쿠르, 트리킹, 핸드스탠드 이 모든 것이 여행에 일부였다.

제주도에서 한 핸드스탠드

그래서 나는 모든 미국 사람이 파쿠르를 할 수 있고,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도 했었다. 이렇듯 남편의 인간관계조차 파쿠르를 빼면 큰 부분이 사라져 버릴 정도로 남편의 모든 부분이 항상 파쿠르와 끈끈하게 이어져 있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 2년간 살면서 파쿠르를 가르치고 한국인 파쿠르 트레이서들과 다양한 교류를 즐기던 남편은 한국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런 남편이 한국 영화에서 파쿠르를 했으니 그에게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우연한 기회로 이런 의미 있는 영화 촬영을 얻은 남편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관광객 역할로 영화 속에서 2-3장면 나오는 조연이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들의 추격전에 우연히 휘말려 파쿠르를 하는 장면은 당연히 그가 제일 사랑하는 장면이다.

"초미의 관심사" 예고편 속 Jeremy
"초미의 관심사" 영화 예고편 추격씬

미국에서 오래전 스턴트맨으로 몇 번 영화 촬영장에 있었기도 했고,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쇼도 했었지만 남편은 한국에서의 영화 촬영에 아이처럼 들떠서 참여했다. 또 촬영 당시 썼던 소품 모자를 너무 좋아해 미국에 돌아와 모든 사이트를 뒤져서 결국 그 모자를 구매했다. 그뿐이랴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했던 회식이 그렇게나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미국에는 없는 한국의 회식문화에 사랑에 빠져 회식하고 싶다고 미국에서도 중얼거린다. 이렇게 이 영화에 대한 모든 게 즐거웠고 뜻깊었던지라 촬영 이후에도 출연 배우 및 관계자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미국에 와 있는 지금도 영화에 대한 소식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 남편이 이토록 애착을 가진 영화가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COVID-19) 사태로 인하여 영화가는 물론 모든 산업 자체가 큰 타격을 받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즐겁게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설렘 가득하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에서 이 영화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이 나와 제레미 대신 기쁜 마음으로 즐겨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WIN-OSFLz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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