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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ventureJIEUN Sep 04. 2019

레드우드와 태평양, 세상에서 가장 키 큰 나무와 바다.

[Redwood National Park 두 번째 이야기] 레드우드,CA

" 가파른 절벽을 따라서 몰아치는 파도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깎아질 듯한 해안가를 따라서 거닐다 보면 어느 순간 바다가 내는 소리에 절로 귀 기울이게 된다. 구름이 끼어서 흐린 날에는 무겁고 웅장하게 가라앉아 있으며 햇볕이 내리쬐던 날에는 한없이 푸르고 예쁘기만 하다. 이렇게 푸른 바다를 바라보다가 다시 푸른 숲 속으로 들어간다. 붉은 나무 기둥 위로 푸른 잎사귀,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큰 키. 레드우드와 함께 있으면 항상 신비롭다. 커다란 나무들 사이에서 캠핑을 한다니 절로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

레드우드 주립공원 하이킹하다가

2019.07.04 ~ 2019.07.07 

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 CA


1. 누군가의 비밀 장소

 홈벌트 주립공원에서 만난 중년의 남자가 소개해 준 곳으로 이동했다. 소개해주면서 자기가 가끔씩 방문하는 곳이며 그곳을 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좌표를 받은 우리는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그곳은 과연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주차한 곳도 우리 차 한 대뿐이었다. 우리는 숲 속으로 향해 걸어갔다. 이곳은 과연 사람들의 발길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지 녹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초록빛으로 온통 물들어 있었다. 희미한 트레일을 쫒아 발길을 향했다.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숲 속을 거닐다 보니 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은 이유를 발견했다. 1938년도에 지어진 끊어진 다리가 우리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 초입 부근이 끊어져 있어서 넘어서 다리 위로 올라가 보았다. 다리를 건너서 쭉 트레일을 이어서 하고 싶었지만 너무 멀리 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우리는 다리 위에서 흐르는 얕은 개천을 감상하고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다리 아래에는 다녀가 사람들의 그래피티가 채워져 있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몇 없어도 온 사람들의 흔적은 고스란히 다리 아래에 새겨져 있었다. 다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차로 돌아오면서 이끼와 녹음을 관찰했다. 참으로 신

초록빛 숲속과 다리

기했다. 바닥이 온통 초록빛이고, 나무가 이끼로 뒤덮여 온통 초록빛이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공간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고개를 숙여서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시선이었다. 세 잎 클로버가 가득 자리 잡은 쓰러진 나무가 있었다. 항상 위에서만 바라보던 클로버를 아래서 바라보았다. 내리쬐는 햇빛과 하트 모양의 클로버 잎사귀가 제법 잘 어울렸다.

세 잎 클로버


2. 태평양을 담다.

 낯선 이 가 보여준 작은 여정을 마친 우리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향하는 길에 해안 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게 이곳의 매력 중 하나이다.  굽이 굽이 숲 속을 헤매다 어느 순간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세상에서 제일 넓은 바다인 태평양을 눈에 담을 수 있다. 3박 4일간 캠핑을 하면서 맑은 날의 바다와 흐린 날의 바다를 보았다. 맑은 날에는 바다의 싱그러움이 눈에 담겼고, 흐린 날에는 넓고 깊은 바다의 무서움이 눈에 담겼다. 절벽 아래에서 부서지고 있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바다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절벽

위에는 많은 생명이 있었다. 하얗게 피어오른 꽃과 이름 모를 풀들 그리고 새들. 온통 초록빛이었던 숲 속을 벗어나 보이는 푸른빛의 바다는 또 새로운 풍경이 된다.


3. 레드우드 국립공원

 바다를 보고 다시 돌아온 레드우드 국립공원. 홈벌트 주립공원에서도 보았지만 레드우드 국립공원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 레드우드는 역시나 거대했다. 어떻게 저렇게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는지 신기했다. 국립공원답게 주립공원보다 더 큰 나무와 중간중간 부러진 나무들이 그 위엄을 자리했다. 어떻게 저렇게 나무가 부러져서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는지 경이로웠다. 놀라웠다. 나무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꼈다. 항상 캠핑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거대한 자연을 마주하면 새삼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지구라는 행성 안에서 모두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인간이라는 내가 얼마나 작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사진으로는 담기 힘든 이 나무들을 보면 진짜 이곳은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이 든다. 사진으로는 담아가는 것보다 눈으로 담아가는 이 모습이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레드우드 숲 속에서의 캠핑은 여태까지 한 캠

핑 중에서도 항상 순위권에 들어간다. 우리는 레드우드 국립 주립공원 근처에 캠핑장 2곳에서 캠핑을 했다. 한 곳은 레드우드 숲 속과는 좀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다른 한 곳은 홈벌트 레드우드 주립공원 숲 속 한복판이었다. 특히 이 레드우드 숲 속 한복판에 있던 캠핑장은 Hiden spring campground라는 곳인데 이 캠핑장 내에 트레일도 있어서 캠핑하면서 하이킹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쉬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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