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듀이 Mar 13. 2023

규모가 큰 대기업이지만, 업무는 줄어듭니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한 경력직의 일대기

글을 쓰기 앞서, 저의 직무는 마케팅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퍼포먼스, CRM, 프로모션 모두 담당하면서 잡케터의 역할을 담당 했었는데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니 단 하나의 명확한 업무만을 받아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지 않다보니, 사용하는 툴의 범위도 줄어들고, 관리하는 KPI도 줄어들고, 권한도 줄어들고, 책임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넘쳐흐르던 것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이전에는 회사의 '생존'을 목표로 혼자서, 또는 많아야 3명이서 진행하던 업무들을 이제는 20명, 30명 넘는 분들과 함께 진행하니 많은 것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오신 분들이라면, 생각보다 업무가 많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우실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대신 그만큼 책임과 권한에 대한 부담감도 가벼워져서 더 편안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거구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책임과 권한이 줄어들고, 잘하던 업무를 못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지? 내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키지? 라는 고민이 생김과 동시에

메뉴얼, 기준에 대한 꼼꼼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하지 못하고, 한 가지 업무만 하는 것이 내 성장에 도움이 될까? 내가 여태 해왔던 업무 스킬들이 사라지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차오르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직하면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던 퍼포먼스/CRM이 아닌 다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불안감 말고도 좋은 점은 메뉴얼과 규칙에 대한 정확성과 디테일을 요구받으면서 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에 있을 때에는 제가 만든 것이 규칙이 되고 메뉴얼이 됐는데, 지금은 수천명이 합의하고 지키는 메뉴얼과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되는 상황에 놓여졌습니다.


이전에는 제 맘대로 기준과 근거를 바꿨다면, 지금은 정해져있는 기준과 근거 내에서 정확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죠. 이러한 부분에서 내가 여태 얼만큼 많은 디테일을 놓치고 있었나, 다른 부서에 얼마나 많은 혼란을 가져왔을까 라는 스스로의 피드백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쌓아온 업무 스킬 말고도 다른 부서과 함께 정한 메뉴얼과 규칙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 2-3명이 아닌 20-30명과 함께 일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도 커리어 성장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눠 보자면 - 회사의 성장을 고민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적 스킬 + 그리고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팀원들과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가지고 논의하는 업무적 스킬, 이렇게 2가지로 나눠서 커리어를 생각해야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1)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권한/책입/업무범위가 많이많이 줄어듭니다.

2) 그 안에서 불안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3) 하지만 커리어 성장에 있어 배울점은 반드시 있습니다.

4)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배울점은 명확히 다릅니다. (광범위한 실무적 스킬과 좁은 범위의 업무적 스킬)


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성장의 모먼트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아직은 스스로 주도성을 갖진 못하지만 언제가 주도성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갈 선장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려는 분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다만,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하기에 글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P.S 언젠가는 글이 깔끔해지기를 바랍니다)


아직 입사한지 얼마 안됐지만, 열심히 흔들리면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모먼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선장으로 있다가, 선원으로 바다를 항해하는 듀이가 작성한 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