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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 Apr 11. 2024

K에 대한 단상

K 팝, K 아트,K 푸드

FALL IN K, WHAT IS THE NEXT?


최근 본 데이터 트렌드 중 재밌는 것.

몇년간 문화, 음악, 미술 온갖 것에 K를 붙여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긍심을 올리는 경향이 심할 정도로 두드러졌다. 오랜 시간 동안 서양인들에게 변방문화로 여겨졌던 한국의 문화가 BTS 로 인한 낙수효과와 새로운 매체의 확산으로 접점도 넓어지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역량과 수준이 고양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K자 붙이고 하는 서비스들의 숫자들을 보면 소위 말하는 물이 빠지고 있는게 눈에 확연히 보인다.  BTS가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고, 오징어게임과 기생충이 헐리우드를 넘어 전세계에서 히트치고, 단색화가 유럽 아트신에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몇 년 동안 우리는 호황 뒤에 올 백업 문화를 준비하지 못하고, 착시효과에 본질을 놓치고 있었다.


특히, 문화 서비스들은 K팝을 필두로,소위 국뽕 차오르게 하는 순간을 이용해 수많은 아류작을 생산했다. K아트,K푸드,K토이,K미술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정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사기꾼들 투성이다.....누구와 무엇을 위한 K 인지 ?

23년 12월 멜론 MAU(월간 활성 사용자/624만명)는 유튜브뮤직 (MAU650만명) 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K관련 단어의 검색트랜드도 YoY (전년대비) 약 30% 정도 감소했다. 구글의 bundling-unbundling 전략에 맞서 K팝만 고수했던 카카오M에게는 이제 멜론은 골칫거리다. 물들어 올 때 노저어야한다고 했지만, 몇몇 핵심 아티스트와 시장성이 검증된 아이템의 성공을 이어갈 문화층이 굉장히 얇았음을 실감한다.


4월 화랑 미술제 역시 그랬다. 미술 시장이 활황일 때, 즉 주식과 국가 자산이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될 때, 미술 시장에 거래되는 작품들은 매달 바뀌고, 신고가 기록을 이어갔으나, 이번 화랑 미술제는 작년 프리즈-서울아트페어의 재고 처리 수준으로 매우 빈약했다.

심지어 우후죽순으로 k아트, 월드아트 타이틀을 걸고 호텔 룸에 작품을 시장 가판만도 못하게 늘어놓고 볼품없이 행해지는 전시는 시장의 품격을 교란시킨다.

호텔에 별에 별 작품들을 가져다 놓고 정말 품위도 없고 아트적이지 않다. (쿠사마 야요이가 자신의 작품을 호텔 화장실에 널부러져 놓고 판매하는 걸 보면 세상에 뭐라할까?)


침대위에 작품들이 자고 있다

K를 앞에 붙여 사기치는 사람, 미디어들도 늘었다.

단 한명의 기자도 속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미디어라고 얘기하는 K미술 사기꾼들이 미술씬에서 창피할 정도로 미디어 행세를 하고 다니는 모양새는 낯 뜨거워서 볼 수 없다. 공식적인 아티스트 없이 해외에서 K자를 팔고 다니는 기획자들, K팝 팬 비즈니스로 K팝의 미래를 이끌어 가겠다던 서비스업체들, K의 낙수효과로 써먹기만 했지 다음 단계의 무언가를 제시하지 못한 씬의 무리들, 정치인들도 사기꾼 무리 중 하나다.


이렇게 건강하지 못한 문화적 흐름에 문화층 조차 얇고 이를 해치는 병균들이 너무 많다. (문화 층이 얇은 것 중 하나가 본질을 왜곡한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고, 이들이 씬의 대표인 행세를 해 건강하고, 질좋은 문화 성장에 심각한 장애물이자, 병적인 존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2-40대가 문화의 소비/생산의 주체인데, 이들을 응집해주는 것들은 예전 보다는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매우 편향적이다. 음반사 재직 시절 청취자 데이터를 데일리로 보았던 기억에 의존한다면, 평균 연령 34세 이상의 남녀는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듣거나, 찾지 않는다. (베스트앨범, 히트송, TOP100 이 먹히는 이유) IFPI에서 매년 내놓은 리포트는 이런 감상 패턴이 고착화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상 패턴이 Data로 축적되어,편향된 깊이는 주지만, 새로운 것들에 대한 포용성은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자들'이 '이번엔 다르다고, 이번엔 믿어달라'고 시끄럽게 떠들던 소란스러운 2024년 봄도 지나간다. 때마침, 사방에 핀 벚꽃들도 다 떨어져 한 철을 마무리하고 있다. 세상을 흔들어놨던 K팝, K아트는  역시 지금 철을 모르고 나체로 뒹굴고 있다.  


건강한 문화적 교육과 생산적인 이야기들의 응집, 투자와 배분, 누적과 배움의 선순환고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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