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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그리는 마음

서울시 발달장애인 사생대회 현장스케치


붓을 잡는 방식만큼이나 그림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그림 그리기란 자신만의 것을 끄집어내는 작업인 동시에, 마주한 세상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죠. 어딘가에 1억 명의 사람이 있다면, 아마 1억 개의 저마다 독특한 그림이 탄생할 거예요.


그래서 더욱 기대되었던 2022 서울시 발달장애인 사생대회에 키뮤스튜디오가 체험부스로 함께했습니다. 2022년 9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게 된 그 날의 풍경을 <키뮤 매거진>에서 전해드립니다.




잔디밭에 둘러앉아 그림을 그리는 분들의 모습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에서 주최하는 서울시 발달장애인 사생대회의 역사는 꽤 깁니다. 무려 36년 전인 1987년, 33명의 참가자와 함께 시작되어 올해 제36회 대회를 맞기까지 큰 성장도 있었고요. 2012년 롯데월드에서 진행되었던 제26회 사생대회에는 무려 4,80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참여하기도 했답니다.



곳곳에 전시되어 있던, 지난 사생대회 수상작들. 멋지지 않나요? :)



이번 사생대회의 주제는 ‘잠실 종합운동장의 추억, 그림으로 기억되다’였는데요. 잠실 종합운동장의 리모델링을 앞두고 선정된 주제였어요. 종합운동장 곳곳에, 복지관을 비롯해 보호작업장, 평생교육발달센터 116곳에서 온 1,125명의 참가자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그림을 그리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어요. 그중 단연코 눈에 띄는 곳은, 키뮤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디자이너 체험> 부스!


 

체육공원에는 민속놀이 체험, 추억의 전자오락기, VR 체험과 같이 참가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디자이너 직무를 체험해볼 수 있는 키뮤의 체험부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답니다.



사생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참여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던 키뮤의 체험부스!



컬러링 프로그램과 특별한 디자이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꽤나 북적였던 키뮤의 체험부스. 무려 800여 명의 발달장애인과 보호자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연령대, 장애 형태 모두 다양한 분들이었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한 가지는 다 똑같았답니다. 특별한 디자이너의 드로잉에 마음이 가는 대로 정성껏 색칠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라보는 분들의 동심을 일깨워주는 듯했어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컬러링을 체험해보고 있어요.



특별한 디자이너 직업 체험을 위해 방문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보호자님은, 이런 좋은 기회가 발달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많이 채워주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우리 아이는 2년에 한 번씩은 꼭 사생대회에 참석해요. 평소 그림 그리는 걸 워낙 좋아하거든요. 독특하고 예쁜 색의 조합을 볼 때마다 미술에 재능이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지만 남들에게 그림을 보여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런 직업 체험을 통해 우리 아이 같은 인재가 발굴되는 것 같아 참 감사합니다.”



한쪽 벽면 빼곡한 컬러링 모음. ‘따로, 또 함께’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답니다.



그림을 좋아해 모인 사람들. 어린아이의 감수성을 지닌 이들의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키뮤 체험부스에 앉아, 손에 무엇이 묻든 아랑곳하지 않고 오롯이 그림에만 집중했던 한 분이 기억에 남았다는 키뮤의 임다솔 연구원. 또 어떤 장면이 인상적이었을까요? “함께 오셨던 중년 여성 세 분도 기억에 남아요. 세 분 모두 같은 장미꽃 그림에 색칠하기로 하셨는데요. 다 칠하신 그림을 보니 세 분의 개성이 그대로 담겨, 셋 다 다른 그림들 같더라고요. 같은 장미꽃에서 시작했는데 말예요. 세 분께서 그림을 다 그리신 후에 이건 노란 꽃, 이건 보라 꽃 하며 이야기 나누시는 걸 보곤, 그분들의 우정에 뭉클하기도 했어요.”



체험부스 천장에 설치된 키뮤의 스마일 로고! 각기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스마일의 두 눈을 통해 우리 모두의 편견이 허물이지기를 바랍니다.



키뮤 체험부스를 기획한 허란 연구원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참석하셨어요. 성인들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고요. 한편으로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그분들은 모두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실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재능만 있다면 함께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키뮤의 스마일 로고처럼, 각기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 풍경을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다섯 시간 동안의 사생대회는 막을 내렸지만, 이들의 그림 이야기는 계속되기를, 그리고 많은 분이 그 이야기에 계속 주목해 주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키뮤 매거진>은 키뮤스튜디오의 안과 밖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브랜드와 사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사이트를 담아내는 키뮤의 브랜드 매거진입니다.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와 함께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유니크한 소셜벤처입니다.


글 - 유보라  │  사진·영상 - 서혜승  │  키뮤스튜디오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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