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키뮤 운동회 스케치
특별한 디자이너, 그리고 비장애인 팀원이 함께 일하는 키뮤에는 다채롭고 키뮤풀한 문화가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가을 운동회가 그중 하나인데요. 지난 2022년 늦가을에 열렸던 키뮤 운동회의 모습을 브릿지팀 임다솔 연구원의 목소리로 키뮤 매거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무려 서른한 명이 참여한 키뮤 운동회! 그야말로 호평이 자자했는데요. 기획한 브릿지팀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먼저, 키뮤가 매년 운동회를 여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신다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하는 행사예요. 특별한 디자이너와 특별한 디자이너가, 그리고 특별한 디자이너와 비장애인 팀원이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죠. 몸으로 부딪히며 함께할 때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잖아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와 키뮤 아뜰리에, 두 공간에서 팀원들이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팀원들 간의 접점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운동회 같은, 특별한 디자이너와 비장애인 팀원 구분 없이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거예요.
운동회를 기획하며 가장 염두에 두셨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모두가 형평성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또 모두를 포용하는 프로그램을 짜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어요. 비장애인 팀원들이 특별한 디자이너들을 도와주거나 챙겨야 하는 행사가 아니라, 특별한 디자이너들도 각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면 좋겠다 싶었죠.
프로그램을 짜는 게 쉽지 않았겠어요.
네. (웃음) 실은 운동회 한 달 전부터 특별한 디자이너들에게 은근슬쩍 물어봤어요. 어떤 운동과 게임을 좋아하는지 말이죠. ‘멀리뛰기는 어때요?’ 물어보면, ‘그건 힘들어서 싫어요.’ 이렇게 대답하시고, ‘신발 던지기는 어떨까요?’ 하면, ‘그건 재밌을 것 같네요.’ 하시고. 운동회 때도 친해지는 시간이었지만, 운동회 전에도 특별한 디자이너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와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브릿지팀의 노력이 빛을 발한 운동회였네요. 재택근무를 하느라 평소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디자이너들과의 만남도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온라인상에서는 자주 뵈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뵌 분들이 있었답니다. 그렇게 처음 뵙는 분들은 어색해할 수 있잖아요? 낯선 환경과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동 행동을 과하게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처음 뵙는 특별한 디자이너들과 아뜰리에로 출근하는 특별한 디자이너들, 그리고 비장애인 팀원들이 골고루 섞이도록 팀을 구성했어요.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팀을 완성시켰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에요.
특별한 디자이너분들도 다 똑같지는 않으시잖아요? 한 분 한 분 개성이 뚜렷하시죠.
맞아요. 어떤 분은 대화를 즐겨 하시고, 어떤 분은 조용하신 반면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세요. 직무적으로 ‘특별한 디자이너’라 불리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분들도 성격과 성향이 다 다르시거든요. 여러 성향의 분들이 골고루 섞이도록 팀을 짰어요.
피구, 신발 던지기, 2인 3각 달리기, 물통 던지기 등 프로그램이 무척 다양했어요. 어떤 활동이 가장 인기가 있었나요?
신발 던지기를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한 사람씩 돌아가며 신발을 발로 던져, 바닥에 깔린 과녁 중앙을 맞추면 이기는 게임이었는데요. 신발을 던지는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어 다들 좋아해 주셨던 것 같아요. 특히 특별한 디자이너분들이 주목받는 걸 정말 즐기시거든요. 2인 3각 달리기나 물통 던지기를 했던 미션 계주도 인기가 있었는데요. 스스로 미션을 달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윷놀이 때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즐거워하시던 특별한 디자이너분들이 생각이 나, 미소를 짓게 되네요. 에피소드도 풍성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미션 계주를 할 때 트랙 선을 그려야 했는데 도구가 없었어요. 그때 누군가가 주변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 선을 만들자고 이야기했는데요. 특별한 디자이너이신 준원 님이 낙엽을 엄청 열심히 모으시는 거예요. 평소 말씀이 없으시지만 행동파이신 준원 님의 모습에 무척 감동받았답니다.
이번 운동회의 백미는 OX 퀴즈였던 것 같아요. 생각지 못했던 퀴즈들이어서 신선했고, 우승하신 분들이 다 특별한 디자이너여서 놀랍기도 했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입니다. 문제를 20개 준비했는데, 20번 문제까지 간 사람이 없어 아주 짜릿했답니다. (웃음) 임직원에 대한 퀴즈와 상식 퀴즈를 준비했었는데요. 특별한 디자이너라고 일부러 배려한다거나 봐주는 일 없이, 경쟁다운 경쟁을 해서 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알차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운동회를 기획하고 진행한 브릿지팀을 대표해 소감 부탁드립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모두가 즐겨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재택근무를 하시는 특별한 디자이너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식사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했던 일이고요. 밥을 같이 먹으며, 그리고 몸을 부대끼며 친구가 되는 거잖아요. 키뮤 운동회가 그렇게, 서로가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무척 보람 있었고, 이런 자리가 앞으로도 자주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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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편집 - 유보라 │ 사진·영상 - 서혜승 │ 키뮤스튜디오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