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150명 가까운 젊은 목숨들이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대부분 10대와 20대로 집계되었다. 사인은 심정지이자 압사였다. 그것도 사람과 사람이 넘어지고 겹쳐지고 깔리면서 발생한 압사. 그 죽음의 연쇄가 불러일으킨 참사는 너무도 참혹했다. 젊음의 거리는 순식간에 공포의 거리로 변해버렸고, 뒤엉킨 행렬은 죽음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누구는 운이 좋아 살고 누구는 운이 나빠 죽었으니,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그 끔찍한 시간 속에 갇혀있었을 게 분명했다. 할로윈을 즐기러 나온 인파뿐만 아니라, 이태원의 길을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왜 이들은 죽음으로 내몰려야만 했나.
코로나로 인한 통제가 풀려갈 무렵, 이러한 대규모 인파에 의한 사고를 예상할 순 없었던 것일까. 용산참사와 세월호 사건을 거치면서 우리는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왜 대처는 항상 미흡하고 진전이 없는 것인가. 왜 한국 사회의 아픔은 또다시 반복되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를 새기는가.
이태원의 길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수많은 사망자가 속출한 탓에 주검들은 차디찬 길바닥에 그대로 놓였고, 젊은 생명들은 붉은 핏자국 하나 없이 파란 천으로 덮여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허무한 죽음이었고,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불운이었다. 그 순간에 누구는 친구를 찾고, 누구는 연인을 찾아 헤맸으며, 실종 전화는 수백 통에 달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자식이 그 참사 속에서 허무하게 스러져 갔을 모습이 너무나도 처참하게 그려졌다. 이들의 죽음이 불러일으킬 슬픔과 분노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그것들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도 없다는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