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일은 온다
아침에 일어난 남편은 막내가 어릴 때는 산책을 가거나 더 멀리 걸어가 밤을 큰 봉지 가득 주워와 낙엽 묻은 밤을 깨끗이 닦아 삶기도 하고 친정과 시댁에 준다며 챙기기도 했다.
요즘 3학년 된 막내 요구대로 뭔가를 계속 같이 한다. 아이는 아빠가 친구인 양 이거 하자 저거 하자를 연달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러다 배가 고파 시계를 보면 다음 일정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아빠는 아이와 배도 만들고 책도 읽고 뭔가를 뜯어보기도 하곤 한다.
요즘 한창 비행기에 빠져 비행기를 종류별대로 다 접어 본다. 날리러 나가기도 하고 몸집이 제법 커진 막내가 4층을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상글벙글하다. 비행기가 어디까지 날아가는지 수십 번을 날려봐도 처음인 것처럼 아이는 또 날린다. 날린 때마다 이것 봐라 깔깔 웃어대며 또 날았다. 엄마 아빠를 다 불러 모으고 보라고 아우성이다. 안 보면 다시 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날린다. 비행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져도, 앞으로 직진하다 유턴하며 끝내주게 날아도 아이는 마냥 처음인 듯 신나 한다. 아이는 신나게 비행기를 날리고 우리 집 거실은 구석 곳곳 비행기 천지다.
나는 아침 일찍 밥을 차린다. 아침에 밥을 주는 이유는 점심때 밥이 아닌 밖에서 약속이 있든 없는 다른 것 등을 먹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침은 되도록 밥을 준다. 전날 남은 찌개나, 볶음탕 등이 남았다면 밥을 맛있게 볶아주기도 한다.
언젠가부터는 남편이 차려주는 아침도 먹어보고 요즘은 수준급인 요리 몇 가지가 생겼을 정도니 남편의 요리를 응원한다. 막내의 먹고 싶은 요구로 요리법을 찾아보고 같이 만들기도 하면서 보내는 휴일이다.
지난 시절 6주 프로그램을 할 때의 우리 부부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벌써 8년이 됐구나 하면서 참 많이도 변하고 성장한 내가 있다. 건강으로 시작해 나는 건강과 모든 게 연결된 다는 것도 알게 되고 간소하게 해 먹고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어 매일매일 배우고 하나씩 그렇게 보낸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인 것이 뿌듯하다.
지금처럼 지내다 또 8년이 지날 것이고 막내 아이까지 다 커서 성인이 되고 우리 부부는 둘이 남게 된다.
가끔 우리는 그런 말을 잘한다.
나중에 우리 둘이 남으면 아침은 간단하게 고구마나 과일 먹고 한 끼 맛있는 것 먹으면 우리는 그거면 다라고 이야기한다. 언제든지 하고 싶은 것 하고 지금보다 더 간소할 것이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 몇 가지 들로 거실은 휑하겠다고 말한다.
간소하게 사는 나의 바람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나를 보며 기대한다.
이렇게 오늘을 보내고
나는 내 인생을 살 것이며
그렇게 내일은 온다.
그것이 8년 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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