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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란 Dec 08. 2019

당신이 보낸 쪽지(3)-무사의 글쓰기와 탱고의 부드러움

숏컷(1996, 집사재, 레이먼드카버 저)

절판된  카버의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수작은
단연 <수집가>와 <뚱뚱보>다.

두 작품은 1인칭 시점에서 철저하게 관찰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전개한다.  차가울만큼 건조하게,  그 어떤 감정 이입도 없이, 일어난 일들만 병렬하며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을 독자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마치 궁사 같다.
나는 이런 글쓰기를 무사의 글쓰기라 말하고 싶다.

무사적인 글쓰기와 탱고의 부드러움.
이 두 개가 가진 불협화음적 코드를
내 몸에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의 탱고는 너무 딱딱하고
나의 글들은 너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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