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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영 Feb 15. 2024

혼자, 도쿄

지난 2박 3일 일본여행은
출발전날까지도 가야 할지 가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어떤 여정에 대한 계획도 없이
지도 한번 보지 않고 핸드폰 하나 믿고
무방비로 출발했다.

어찌어찌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내려 기차를 기다리는 중에
한국말로 말하는 커플을 보다
남자가 잠깐 자판기에 간 틈을 타 말을 걸어봤다.

저, 죄송한데 어디까지 가세요?
신주쿠역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는데 맞나요? 하고 보여주었더니 친절하게 구글 번역앱을 검색해 주더니 자기도 일본에 자주 오지만
번역기를 써서 다닌다며 혼자 오셨냐 물었다.

일본은 여러 번이지만 혼자는 처음이라 했더니
아, 그러시구나. 처음이시라 좀 겁은 나겠지만 분명 의미 있는 여행이 되실 거예요. 즐거운 여행되세요.라고 말해주었다.

신주쿠행 기차를 타고 내린 이후
나에게 생겼던 일들을 모두 쓸 수는 없으나

밤새 시끌벅적 화려한 번화가의
조용한 아침이 너무 생경했고
아침 신사의 한적함이 좋았다.
이른 아침 길가에 서서
소고기덮밥에 맥주 한잔도 좋았고
걷는 거리거리 구석구석
그 어디든 편안했다.

전망대위에서 내려다본 아사쿠사,
도쿄타워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
아, 모두모두 잊지 말아야지.

이 여행은 수없이 많은 만약과
우연의 교집합으로

난 설렘을 얻었고
매 순간 빈틈없이 행복했다.

나리타공항에서 만났던
그 사람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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