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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랍속의 동화 Oct 26. 2020

애플워치6 살까 말까?!

아날로그 시계 유저에게 갑자기 다가온 애플워치병 + 나의 시계 이야기

2020년 9월 말,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6"가 출시되었다. 


기존 1세대부터 전혀 관심 없었던 애플워치였는데 "애플워치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 급작스럽게 빠져들었다.


평소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프로, 에어팟 등 애플 제품을 오랫동안 많이 써왔고 신제품 출시를 관심 있게 봐왔는데 난 "아날로그 시계인"이었기에 애플워치만큼은 구매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이폰 신제품의 나올 경우 사지 않더라고, 스펙과 리뷰들을 엄청 찾아서 박식한 지식들을 갖게 되었는데, 스위스 총 시계 수출량을 앞지른 애플워치는 관심이 없어 제대로 스펙도 기능도 모른 채로 몇 년 동안 지내왔다.




애플워치를 구매를 안 한 이유는..


첫째, 시계는 "원형(round)"이어야 한다는 강박감.

까르띠에 탱크 예거 르쿨트르 같이 사각형 모양을 출시하는 시계 브랜드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날로그 시계들은 완전한 원형으로 나온다. 내가 소유한 몇 개의 시계들도 역시나 모두 동글란 글라스를 가지고 있다. 완전한 사각형도 아니고, "애매한 둥근 사각형"을 베이스로 한 애플워치는 몇 년 동안 관심 밖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시계는 언제나 시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애플워치 4시리즈까지는 평소에는 화면이 꺼져있고, 손목을 들면 동작 감지 후 화면이 켜지는 방식이었다. 손목을 들지 않아도 힐끗힐끗 볼 수 있어야 시계인 것인데, 흔들어야만 시간을 볼 수 있다니... 그렇다면 나에겐 이건 시계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작년에 나온 애플워치 5시리즈부터는 AOD(Always On Display) 기능을 추가했다. AOD로 인해 평소에는 최대 밝기는 아니지만, 화면이 꺼지지 않고 항상 켜져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AOD가 빠진 애플워치SE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셋째, 기존 아날로그 시계가 몇 개 있고, 매일 잘 차고 있는데 과연 나에게 필요할까?

세 번째 이슈가 가장 큰 고민 포인트였다. 정확히 언제부터 시계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년 넘는 시간 동안 외출 시 나의 왼쪽 팔목에는 항상 손목시계가 있었다. 깜박하고 시계를 차고 나오지 않은 날에는 왼손의 허전함이 하루 종일 느껴질 정도로 나에겐 필수 소지품이었다. 




롤렉스나 오메가 같이 비싼 시계는 없었지만, 아래의 시계들을 소유하고 있다.


- 티쏘 PRC200

나의 제대로 된 첫 시계. 스위스 메이드 시계가 갖고 싶었고, 그 당시 엄청난 검색을 통해, 티쏘라는 시계 입문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오랜 기간 동안 나의 왼손에 붙박이로 붙어 있었다. 정말 아깝지 않도록 많이 착용했지만, 최근 당근마켓을 통해 보내 주었다.

https://www.tissotwatches.com/ko-kr/shop/tissot-prc-200-quartz-chronograph-21.html


-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픈하트

쿼츠 시계만 차다 보니, 오토매틱 시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쿼츠에서는 볼 수 없는 특유의 부드러운 초침 이동이 보이는 오토매틱 무브먼츠. 나의 처음이자 유일한 오토매틱 시계를 갖게 되었다. 쿼츠 시계와는 달리 시계가 살아 있는 느낌이고, 무브먼트가 보이는 오픈하트이기에 생동감을 더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브랜드 특성상 약간 포멀한 스타일에 어울리고, 최근의 난 캐주얼하게 입고 다니기에 착용 빈도는 많이 떨어졌다.

https://frederiqueconstant.com/collections/heart-beat-automatic-classics/products/heart-beat-automatic-fc-310ms5b6


- 루미녹스 3501 블랙아웃

아웃도어 느낌의 시계를 하나 갔고 싶었고, 미 해군 특수 부대 네이비씰에 시계를 납품한 루미녹스는 나의 눈에 들었다. 특수한 형광물질을 넣어 야간에 강한 루미녹스. 올블랙으로 특유의 매력이 있다.

https://luminox.com/collections/best-sellers/products/navy-seal-3501-bo


- 놋토 knot 크로노그래프

가장 최근 구입하였고, 거의 이 시계만 차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위스 메이드 시계는 아니고, 일본에서 만든 시계이지만 깔끔한 디자인에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다. 저가형이나 사파이어 글라스를 모두 탑재하고 있고, 시계줄을 쉽게 교환할 수 있는 장접이 있다. 후쿠오카 여행 당시 구매했었는데, 현재는 한국에도 정식 매장이 생긴 상태이다.

http://www.knot-designs.kr/pc/views/customOrder.php?best_code=6#




나의 시계 이야기로 살짝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이와 같이 몇 개의 시계를 소유하고 있고, 항상 손목에 자리 잡는 시계가 있었기에 "애플워치"는 나에게는 신문물, 혁명 같은 것이고, 기존의 것들을 미뤄내야만 하기에 갈팡질팡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시계를 차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미 애플워치는 몇 년 전부터 갖고 있을 듯하다.


스마트워치에 대한 궁금중 때문에 작년에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샤오미 미밴드4"를 구매했었다. 가격 대비 너무나 좋은 스마트밴드였지만, 시계에 대한 나의 열망은 채우지 못했고, 기존 시계들을 대체하지는 못한 채 방치되어 버렸다.


시계에 대하여 이렇게 확고한 소신이 있었던 나였는데, 왜 갑자기 애플워치에 급 관심이 가게 된 것일까? 


아마도 유튜브 덕인 듯하다. 애플워치 출시에 맞춰 구독하는 테크 유튜브 채널들 그리고 추천 로직을 통해서 노출되는 영상 클립에서는 애플워치가 도배하면서,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갑자기 지름신이 강림한 것이다.


그리하여 난..

쓰다가 방출을 하더라고 우선 애플워치를 구매하기로 결심해 버렸다.


"아날로그 시계인인 나에게 애플워치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ps. 애플워치6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선택기를 써봐야겠다.

https://www.apple.com/kr/apple-watch-series-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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