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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랍속의 동화 Sep 03. 2021

떡볶이를 보니 엄마 생각이 난다

시장 첫 번째 떡볶이집은 엄마와 나의 시장 마지막 코스


떡볶이는 나에게 질리는 않는 몇 가지 음식 중 하나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 종종 트럭이 와서 이벤트성으로 길거리 떡볶이를 판매하곤 한다. 코로나 덕분인지 귀찮음 덕분인지 최근에는 주로 떡볶이는 주로 배달로만 시켜먹고(다양한 떡볶이를 섭렵하지만 요즘은 신전떡볶이, 죠스떡볶이를 즐겨 먹는다), 야외에서 도란도란 앉아 떡볶이를 먹었던 적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트럭 떡볶이를 보고 한 번도 먹어보지 않고, 항상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곤 했었다. 




햇살 화창한 8월의 여름날 문득 6살 정도 남자아이와 엄마가 더운 날 앉아서 떡볶이 먹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는 많이 먹기보다는 아이가 먹는 모습을 애정 가득 지켜보는 느낌이었고, 아이는 맛있게 새우튀김을 먹으며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분명 평범한 뒷모습이었는데 평소의 나답지 않게 갑자기 엄마와의 추억이 머릿속을 확 스쳐가며 눈물이 핑 돌았다. 맞다! 나도 저렇게 엄마와 떡볶이를 먹곤 했었는데...




엄마가 시장 갈 때 난 같이 따라가는 것을 좋아했고, 항상 시장 산책 및 쇼핑의 마무리는 시장 초입에 있는 떡볶이집이었다. 그날의 상황에 따라 포장해오기도 하고, 편하지 않은 의자에 앉아 엄마와 먹고 오기도 했다. 시장 속 수많은 떡볶이집에서 맛이 특색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10년 아니 15년 넘도록 엄마와 나는 그 작은 떡볶이집으로만 가서 먹었다. 


오래된 추억 속 그 집은 "백종원의 3대 천왕" TV 프로그램 맛집으로 노출되면서 엄청 유명해졌고, 자리도 크게 확장했다. 블로그 검색을 해 보니 이제는 완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신 사장님 부부도 그대로 계신다. 예전의 그 맛과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와의 시장 떡볶이 추억이 가득한 그 떡볶이 집에 다시 가서 떡볶이, 야끼만두 그리고 오뎅 국물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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