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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4 컬러 실크스크린 프로세스

필름 작업

by Jungyeon Roh

2022년에 프로크리에이트로 작업한 작품을 2023년 1월 전시를 위해 50x70cm의 A2 실크스크린 이미지로 제작한 파일 작업을 공유합니다. 작품의 모티브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의 '월야밀회 - 달이 뜬 야밤에 몰래한 만남'의 연구작으로 최종논문에서는 쓰이지 않을 것 같고 전시의 주제 중 '여성'에 관한 테마가 있어 작품 제작을 결정했습니다.

wall-gif-72.gif 디지털 GIF 작품

일단, 디지털 작품의 컬러는 크게 4 컬러로 하였지만 작업 레이어를 보면 컬러와 레이어가 꽤 많습니다. 이를 단 4개의 레이어로 압축하는 작업을 하여야 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담벼락에 기댄 여성의 한숨과 남자의 손에 든 담배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반투명 그러데이션을 하프톤으로 바꾸는 작업이 꼭 이루어져야 k-100 만을 인식하는 감광기에서 제판이 가능합니다.


스크린샷 2022-12-24 오후 12.03.34.png 원본 디지털 작업과 레이어들.


스크린샷 2022-12-24 오후 12.13.33.png 같은 색깔끼리 분리하고 합치거나 삭제하여 4개의 레이어로 단순화한 이미지. Multiply를 시켜 결과물을 예상한다.
04.jpg 4개의 레이어로 만들어 Multiply 한 샘플. 블랙 라인을 제거해서 디지털 작품보다는 선명도가 떨어져 보인다.

실크스크린의 관건은 최대한 적은 컬러로 많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판 하나를 만드는 것도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컬러의 겹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어두운 색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그런 이유도 있지만 다색판화에서는 '블랙'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블랙을 사용하여 효율적인 작품의 경우에는 과감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컬러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블랙을 대체할 수 있는 어두운 계통의 보라, 브라운, 레드, 블루, 그린 등으로 역할을 대체합니다. 이번에는 와인계통의 레드와 보라색이 겹쳐져 블랙을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gr.jpg
skin.jpg
red.jpg
pp.jpg
4 컬러의 분판 디지털 예제

이런 식으로 4개의 분판 샘플이 완성되었습니다. 실크스크린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는 '우연의 효과'입니다. 이는, 계획한 대로 아주 똑같이는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 예상할 수 없는 것 중 첫째는 컬러, 둘째는 핀트, 셋째는 종이 질감에 따른 전체적인 분위기입니다. 저는 이러한 우연의 효과를 즐기는 탓에 제가 직접 프린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결과물이 이렇게 나왔다는 것에 모든 책임과 타당성을 오롯이 제가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우연의 결과가 더 만족스러웠을 경우가 훨씬 많았고, 결과물의 퀄리티는 원본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항상 좋았습니다.

gr.jpg
skin.jpg
red.jpg
pp.jpg

이번 작품은 일단 이렇게 찍어보고 너무 선명하지 않을 경우 5번째 레이어와 컬러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특히, 핀트가 잘 맞지 않을 것을 대비해 얼굴은 최대한 한 컬러로 찍기로 계획하였습니다. 얼굴 위의 두 컬러가 잘못 겹칠 경우 아주 난감한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컬러 분판을 Grayscale의 100% Black으로 바꿨다면 이제 OHP 필름에 프린트를 하고 제판을 하는 것이 다음 과정입니다.


#jungyeonroh

#silksc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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