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M Jan 29. 2024

배웅






































































































운동 겸

알바 겸


가끔씩

배민을 한다.


지난 주말에도

한시간 반 정도 돌다가


하늘이 어둑해져 시계를 보니

저녁 7시가 다 되어 가길래


집에 가려고

잠시


신호대기하며

멈춰 있는데


점잖게 차려 입으신

한 노인께서

길을 물으신다.


'저, 말씀 좀 여쭙시다.

여기 OO병원이 어디인가요?'


대충 방향만 짚어드리려는데


'OO병원 장례식장'


하고 마지막 문장을 덧붙이신다.


그 마지막 문장이

왜 그렇게 애처롭게 들리는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병원 가는 길을 설명해 드렸다.


내 설명이 끝나자

노인은,


'아이고,

감사합니다.'


라고 예의 갖춰 인사하고는

또 다시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


한참 어린 나에게

재차 삼차 감사를 표했다.


이차선 도로 위 신호등은

아직 빨간 불인데,


노인은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그 뒷모습에서

한동안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떠나간 사람을 배웅하러 가는 이에게도

배웅이 필요하겠구나 싶어


잠시 노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집으로 돌아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