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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피차 Jul 22. 2021

마법으로 만든 건 다 소용없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팟캐스트 <소덕소덕> 13화 지브리 특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0570/episodes/24109409

이번주는 지브리 특집인데요, 저는 모노노케 히메와 고민하다가 제가 제일 좋아하느 녕오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가지고 왔습니다. 센과 치히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으로 일본에서는 20001년,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 개봉했습니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유일한 아시아 애니메이션이고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도 수상하였습니다. 일본이나 아시아 내의 수상은 말할 것도 없겠죠? 작품성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꼽는 데다 경제적인 측면 역시 최근 <귀멸의 칼날>이 개봉하기 전까지 일본 내 영화 최고 매출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배경 자체는 굉장히 일본적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메시지는 유년시절에 한번은 겪었을 감정과 경험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와 국적을 불문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응ㄹ 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세계과 해석 보다는 제가 느꼈던 느낌과 유년시절의 경험 등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요.


줄거리와 외적인 특징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치히로가 새로운 집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마법세계로 길을 잃는 내용입니다. 센은 그 세계 안에서 개로 주어진 치히로의 또 다른 이름이구요. 이 세계는 신들이 사용하는 목욕탕을 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신은 사람의 모습을 한 존재도 있지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목욕탕의 종업원 역시 보통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어 보는 재미도 크고 어떤 것은 무서운 느낌도 줍니다. 

이런 이세계의 배경 자체도 보는 즐거움을 주는데 이번에 자세리 보니까 초반에 특히 배경음악이 끊임없이 나오더라구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좋은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게 서정적이면서도 박진감넘치는 장면이 함께 나오는 <센과 치히로...>에서 특히 큰 아웃풋을 낸 것 같습니다. 하쿠를 구하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는 정거장에서 흘러나오는 <어느 여름날>을 듣고 있으면 하늘을 날거나 물속을 헤엄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하지 않고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탔을 떄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영화의 상황에서럼 어떤 상실을 겪거나 어려운 상황을 앞두고 결심을 하는 외로운 상황이 

...

치히로가 신의 세계에 빨려들어간 불청객이라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도망치는 장면이 괘 나옵니다. 치히로가 낡고 긴 나무계단을 내여가다가 벽이 부딪히는 장면은 너무 귀엽죠. 또 자신을 계속 도와주는 하쿠와 다시 만나 주먹밥을 먹으며 우는 치히로를 보면 또 너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요, 특정한 상황마다 연출도 좋지만 또 잘 어울리는 좋은 음악이 있어 그 상황에 이입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장면과 내용이 있었는지 더 살펴보도록 해요.


이렇게 어른이 되는 거겠죠?

치히로가 길을 잃는 계기는 이사갈 새로운 집에 가는 중에 새로운 건물을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치히로는 이사도 그렇고 의심스러운 곳에 가는 것도 못마땅합니다. 어렸을 때 이사를 자주 다녔던 분은 이사와 전학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아실 거에요. 특히 저는 어렸을 땐 많이 내성적이라서 새학기마다도 스트레스였는데 전학이나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의기소침한 상태였던 치히로인데 부모님이 돼지로 변해버리고 자신은 도망쳐야 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처음부터 자신을 구해준 하쿠의 지시대로 거미할아버지를 통해 목욕탕에서 정식으로 일을 하게 된 후 다시 (돼지 상태인) 부모님을 만나고 하쿠가 준 주먹밥을 먹을 때 배가 고파서 입에 우걱우걱 넣다가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힘들고 괴로워서 울음을 터트립니다. 어른의 상황에 의해 혹은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음으로 인해 학년이 바뀌고 학교가 바뀌고 또 괴로운 새학기를 맞이해야 했던 어린 시절에 너무 이입이 되어라구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나봐요...또르륵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치히로는 스스로를 챙길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관계맺기에 어리숙한 가오나시도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관계는 대부분의 전체연령가 영화와는 다르게 제대로 거절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사금으로 남의 환심을 사는 것을 통해 원하는 것을 가지려는 가오나시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라며 정확하게 거절합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니바의 집으로 향하는 자신을 따라오는 가오나시에게 같이 가겠냐고 권하고 가오나시는 제니바의 집에 남아 자신의 특기를 살리며 지내게 됩니다. 치히로는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어쨌든 자신으로 인해 다오나시가 목욕탕에 접근했기 때문에 마무리 역시 스스로 또 지혜롭게 마무리합니다. 이런 치히로를 보면 또 뭔가 눈물이 또르르...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점은 K-컨텐츠일 경우 부모 되돌리기에 몰두했을 것 같은데 치히로는 당의 신이 준 생명의 약 같은 것을 처음에는 부모에게 먹이려다가 하쿠와 가오나시에게 반씩 줍니다. 하쿠는 살리기 위해서이고 가오나시는 힘을 빼기 위해서라는 목쵸가 다르긴 했지만요. 치히로의 부모를 되돌리는데는 하쿠카 힘을 쓰고 치히로는 하쿠의 본명을 생각해 냅니다. 여기서 유바바와 계약을 하면서 본명을 빼앗기게 되거든요. 하쿠는 치히로가 어렸을 때 물에 빠진 강이면서 그 강에서 건져준 신이랄까요 그런 존재였고 이번에도 도 치히로를 도와주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인간은 서로 돕는 존재이고 누구나 어딘가에는 쓸모가 있다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니서 누굴 만날지 모르니 평소에 잘해야 되는 것 같다는 사회생활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종합적으로는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되면서 어른이 되고 성숙해진다는 생각도요


마법 세계 안의 현실

마법으로 만든 건 다 소용없어 (제니바)

소덕소덕 2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 마법보다 더 중요한 건 믿음 이라는 대사를 꼽았는데 여기서도 마법으로 만든 건 다 소용업다는 제니바의 대사를 주제로 꼽아봤어요. 이렇게 판타지적인 세계 안에서도 아이를 키우려면 달래고 얼러야 하고 자본주의 체제에 적응해야 하고 이 난장판 안에서도 누군가 돕는 손길이 있는 등 능력을 키우는 것 이상의 원칙인 휴머니즘이 발현됩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강하게 자라길 바라셔서 안달복달하며 자랐는데 저를 잘 받아주는 친구와 동료를 만난 뒤로는 자신감도 생기고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겠다는 가치관이 생겼어요. 여러분에게도 치히로처럼 하쿠, 가마할아버지, 린언니 같은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행운과 가오나시를 도와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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