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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Mar 04. 2021

나는 내향인이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유행인 MBTI 검사에서 뭐라고 나왔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무슨 유형인지 알파벳으로만 구성된 것을 다들 어떻게 외우는 거지?) 나는 내향인이다. 내가 내향인이라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깨우쳤다면 좋았을텐데 최근에 비로소 깨달았다.





어린 시절.

초딩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넌 정말 말이 없구나”


“넌 내성적이구나”


“넌 늘 단답형으로만 말하는구나”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심지어 ‘내성적’이라는 단어도 몰라서 ‘내가 왜 너랑 성적이 같지?’라고만 생각했다.


내성적 → 나의 성적


으로 이해했다....


“이게 무슨 뜻이야?” 라고 물어볼 생각도 못했다.


바보 같았다.


내 자신을 항상 바보 같다고 생각해서 성격을 고치고 싶었다. 스무살이 되고 나서 남자친구도 사귀고 성격도 고칠 겸 알바를 시작했다. 서빙 알바를 주로 했었는데 정말 성격 개조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나에겐 친절한 성격이 있어서 서빙 일이 잘 맞기도 했다.





20대.


나는 20대의 대부분을 외향적인 사람인 것처럼 보냈다. 일주일 내내 약속이 있는 날도 있었고 바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는 게 너무나 즐거워서 소개팅하는 것을 좋아했다. 1:1로 처음 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찾아가는 것이 재밌었다. 소개팅으로 인연을 만난 적은 없지만.... 즐거운 1회성 만남으로 끝났지만...





30대.

30대가 되고 나서 체력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여전히 즐겨웠기에 모임에도 나가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는 줄여 나갔다.


그러다 우연히 내향인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외향적인 <-> 내성적인

외향의 반대말은 내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내향적인’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았다. 내향인에 관한 책을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나는 내향인이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위로를 받았다.





나는 나의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었구나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3권의 책>  내향인입니다 / 소심한 정대리는 어떻게 1년만에 10년치 연봉을 벌었을까 / 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




이 세상엔 외향적인 사람도 있고 내향적인 사람도 있다. 외향적인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고 내향적인 것이 잘못되거나 고쳐야 할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성향을 인정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갖기로 했다. 이제는 억지로 사람들의 부름에 불려나가지 안는다. 거절하지 못해서 누군가의 부름에 마지못해 불려나갔었지만 이제는 단호히 거절한다. 이유도 구구절절 말하지 않는다.




,





라고 간단하게 말하면 끝이다. 없는 핑계 있는 핑계 대면서 못 간다고 말하지 않는다. “안갈래~ 집에서 쉴래~”라고 말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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