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점차로 시드는 꽃들을 보았다.
점차로 시든다는 생각은
그저 나 혼자 생각일지도 모른다.
몇 주 전,
그리고 몇 일 전,
그 때는 시들지 않았던 것 같아
혼자서 그리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이랴.
꽃이 피든 지든 시들어가든
그건 그냥 그들의 삶일 뿐
애달프든 처량히 여기든
내가 곧 그들이고
내가 같이 시들어가지 않음에야
나는 나이고,
꽃은 또 꽃일 뿐이다.
나더러 그가
자신을 어찌 봐달라
부탁한 일이 있었던가.
시드는 것도
저무는 것도
그 어떠한 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냥 갈 길이나 가라.
스치듯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