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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길숙 Aug 09. 2024

나는 그 남자와 합(合)을 맞춰 봤다

- 축제가 주는 날 것의 재미를 기가 막히게 잘 낚아 올리는 김종원 감독

그 남자,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김종원


방송 원고 집필이 주업(主業)인 내가 어쩌다 축제에 미친 김종원 감독과 일한 적이 있다. 2019년 관악구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 축제 때의 일이다. 여러 사람을 거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왔는데 처음 접해보는 장르여서 솔깃하긴 했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잘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은 반반이었다. 해보겠다는 쪽으로 기운 건 김종원 감독 일하는 모습을 멀리서나마 봤기 때문에, 그 모습을 여전히 지닌 감독이라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간접적으로 본 건 ‘마포 나루 새우젓’ 축제 때였다. 아마 축제 마지막 날이었던 거 같은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죽기 살기로 뛰는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한눈에 봐도 현장 운영 요원이 놓치는 건 없는지 안전 요원이 일은 제대로 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인 걸 알 수 있었다. ‘저 감독하고 일하면 피곤은 하겠지만 보람은 있겠다’ 이 생각이 조금은 남아 있었기에 그의 제안을 넙죽 받을 수 있었다. 이때가 2019년 5월쯤이었다.


그런데 아! 첫 만남에서 지독하게 까칠하게 나왔다. 드라마 속에서나 나쁜 남자가 대세지 현실은 다른데 이 남자가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 싶었다. 그런데 까칠한 만큼 일은 잘했다. 그 남자는 일단 잘 싸운다. 그 남자가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오로지 축제장에 온 고객이 맘껏 즐길 수 있는 판을 깔자는 것! 겉으로는 내 생각은 이렇다 핏대 올리지만 속으로는 우쭈쭈했다. 강감찬 축제 결과는 우리가 싸운 것 이상으로 잘 나왔다.



며칠 전, 김종원 감독이 올해는 뭘 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시흥에서 뛴단다. 여러 매체서 김종원 감독을 다루는 걸 보고 시흥시는 복도 많지 싶었다. 잘 몰랐던 시흥시 거북섬을 알게 되었고 말로만 듣던 갯골 축제도 친구들 몰고 꼭 가야지~ 친구들한테 공지 아닌 공지를 돌렸다. 당장 다음 주에 8월 23일~25일까지 시흥시 거북섬에서 나랑 합을 맞춰 본 남자가 총감독을 하니 무리 지어 출동하자고! 또 거북섬에 기가 막히게 좋은 다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흥시청 홈페이지에서 찾았음

거북섬은 시화호에 생긴 인공 섬이란다. 거북이처럼 생겨서 거북섬인 그곳에 경관 브리지가 생겼다는데 노을 담은 시화호가 사람 애간장을 녹인다. 첫사랑이랑 헤어질 때 노을이 저렇게 발그레했는데, 문득 거북섬에 가면 첫사랑이 만나질 거 같은 예감이 든다. 김종원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가? 그 남자 외모가 궁금한 독자를 위해 마이데일리에서 캡처한 사진을 여기 올린다. 초상권 침해라고 따지든지 말든지! 친구들 몰고 서 내가 합을 맞춰본 남자가 바로 이 남자다! 자랑도 할 거다.  


마이데일리에서 허락도 안 받고 퍼 왔다

축제는 날 것 그대로 여야 재미가 있다. 김종원 감독은 현장에서 ‘날 것의 재미’를 잘 낚아 올리는 최고의 낚시꾼이자 ‘쟁이’이다. 김종원이 거북섬 해양 축제에서 어떤 싱싱한 날 것으로 우리를 즐겁게 할지 그의 까칠함을 알기에 기대가 더 크다.  날 것은 인위적으로 뭘 보태지 않은 원형이어서 좋고 그 자체로 솔직해서 좋다. 날 것에 가까운 김종원 감독이 시흥 거북섬에서 펼 쳐 보일 날 것의 재미! 풍경으로 치면 이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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