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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풍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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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길숙 Oct 14. 2024

일흔둘, 별 헤는 새벽

- 때론 멍하니 

오늘이 또 왔다

어제 같은 오늘

해 뜨고 달지는

그저 그런 오늘       


내려앉은 잇몸처럼 

삶의 기둥이 흔들릴 때 

뼛속에 저미는

김민기의 한 없이 낮은 저음 

역사를 읽어주는 불멸의 내레이션 

내 나라 내 겨레


나의 조국은

허공에 맴도는 아우성만

가득한 이 척박한 땅

내 아버지가 태어난

이곳만은 아니다

북녘땅 시린 바람에

장승으로 굳어버린

거대한 바위덩어리

내 어머니가 태어난 땅

나의 조국은 그곳만도 아니다

나의 조국은

찢긴 철조망 사이로

스스럼없이 흘러내리는 저 물결

바로 저기 눈부신

아침햇살을 받아

김으로 서려 피어오르는

꿈속 그곳

바로 그곳


오오! 

나를 깨치는 폐부 지친(肺腑之親)      


새벽 3시 56분 

초롱초롱 별 하나, 별 둘, 별 셋

발가벗어 아름다운 육선(肉線)     

야만의 트라이앵글에서 뛰쳐나온 

아름다운 해방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할 때

광장으로 나가야 할 때 


 

은서가 6학년 때인가 5학년 때인가

아마 그쯤에 우울 시계를 들여다보는 

나를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찰리 브라운을 그려줬다. 

은서는 지금 중3, 참 예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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