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e- 메일 상자를 여는 일도 마음 설레고 참 재미있다. 상자를 여는 순간, 내가 미처 접하지 못한 소식들과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 삶의 지혜가 와르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요즘 눈길과 마음이 닿은 곳이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가 보내는 엽서다. 오늘 새벽에는 대숲과 조우했다. 취우(驟雨), 비가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기라도 한 걸까. 길이 맑다.
<사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대숲길에 성큼 발을 들여 놓았다. 차마 눈뜨고는 못 볼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시대를 건너다 만난 길, 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길. 마음에서 좋은 생각만 끌어올려 삼은 짚신 신고, 한걸음 두 걸음 세 걸음...천 걸음 만 걸음.. 오늘은 이 길 따라 세상을 만날 수 있어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 같다.
이 호쾌한 대숲길에 사족처럼 몇 글자 내 맘 담았다. 요즘 사진이나 그림 위에 글자를 얹는 것에 재미 붙여 오늘 아침에도 그냥 적어 봤다. 딴-짓이 주는 해방감이랄까.. 오늘은 내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