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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NDTRAX Nov 17. 2015

2015년 시상식 시즌을 앞두고 vol.1

스타워즈7, 증오의 8인, 스파이 브릿지, 서프러제트와 대니쉬 걸

 11월이 중반을 넘어섰다. 한해를 정리할 날도 50일이 채 안 남았는데, 슬슬 다가올 시상식 시즌을 기다리며 후보작들을 뽑아보았다.

 올해 가장 강력한 끝판왕을 뽑아본다면 당연히 [스타워즈 7: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의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가 아닐까. 이미 클래식 3부작은 전설이 되었고, 밀레니엄 3부작은 이에 다소 못 미쳤지만 음악만큼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최고였다. 조지 루카스 George Lucas가 물러난 자리에 새롭게 수장으로 앉은 J.J. 에이브람스J.J. Abrams는 존 윌리엄스와 어떤 새로운 갤럭시 사가를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새로운 삼부작이 서막을 여는 동시에 디즈니표 스타워즈 세계관을 시작하는 첫 번째 작품으로서 존 윌리엄스가 들려주는 음악은 매우 상징적이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 시리즈를 이렇게 오랫동안 몇 십 년에 걸쳐 매만진 이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시리즈에서 존 윌리엄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쉰들러 리스트] 이후 20년간 오스카와 인연이 없었던 그가 다시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존 윌리엄스는 이번에 지명이 되면 오스카 후보에만 50번째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에 대항할 만만치 않은 복병은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의 [증오의 8인 The Hateful Eight] 음악을 맡은 엔니오 모리꼬네 Ennio Morricone다. 존 윌리엄스의 맞상대로는 최고의 매치 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번 겨울 둘의 승부에 기대감이 쏠린다. [증오의 8인]은 이미 사장화되다시피 한 울트라 파나비젼 70으로 촬영한 50년만의 영화이자, 타란티노 영화 인생 최초로 영화 전반에 삽입곡이 아닌 오리지널 스코어를 사용한 작품이고, 무려 엔니오 모리꼬네를 40년 만에 웨스턴 장르로 불러온 영화이기도 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때 몇 곡의 큐를 작곡해줬다 불화로 두 번 다시 함께하지 않을 것 같던 불화설을 깨고, 모리꼬네는 오랜만에 자신의 크레딧을 걸고 할리우드 영화에 복귀한다. 그가 40년만에 들려줄 웨스턴 장르의 스코어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듯. 그간 오스카에선 달랑 공로상 하나 받는데 그쳤던 그가 보란 듯 후보에 올라 오스카를 거머쥐게 되길 기대해본다.

 이에 대항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의 [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 또한 만만치 않은 사연을 가졌다. 스필버그는 74년 [슈가랜드 특급 Sugarland Express] 이후 쭉 존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춰왔는데, 이번이 데뷔 이래 두 번째로 함께 하지 못한 작품이 되었다. 첫 번째는 제작에 참여했던 퀸시 존스 Quincy Jones가 음악을 맡은 [컬러 퍼플 The Color Purple](물론 단편까지 포함하면 제리 골드스미스 Jerry Goldsmith가 음악 전반을 맡은 [환상특급: 극장판 Twilight Zone: The Movie]도 있다). 대신 이 중책을 받아들인 이는 존 윌리엄스의 뒤를 이어 생존하는 최다 오스카 음악상 지명에 빛나는 토머스 뉴먼 Thomas Newman이다. 그의 아버지는 20세기 폭스사의 음악 부장을 이끌며 생애 오스카 9번 수상에 빛나는 전설적인 명작곡가 알프레드 뉴먼 Alfred Newman. 그러나 쉽게 쉽게 수상했던 아버지와 달리 12번 지명에도 아직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그가 과연 스필버그를 맞이해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파이 브릿지]는 진중하고 미니멀한 스타일로 감동을 배가시키는 그의 스타일이 정점에 오른 스코어이기도 했다. 다만 앞선 전설적인 두 후보들의 지명도나 영향력이 너무 막강해 보인다. 

 작년 아카데미 수상으로 7전 8기 끝에 오스카를 거머쥔 21세기 전통의 강자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Alexandre Desplat 역시 건재하다. 왕성한 생산력 못지않게 작품 선구안까지 따라주는 데스플라는 올해도 5편이 넘는 다작을 선보였고, 그 중 [서프러제트 Suffragette]와 [대니쉬 걸 The Danish Girl] 두 편의 작품이 단연 주목받고 있다. 작년에도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두 편이 후보에 올라 표가 분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도 확실히 수상한 바 있는 그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특기인 정갈하고도 깔끔한 미니멀 사운드로 각종 시상식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여 진다. 사라 가브론 Sarah Gavron 감독의 [서프러제트]나 톰 후퍼 Tom Hooper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대니쉬 걸] 모두 드라마틱한 역사 뒤에 감춰진 인물들의 강력한 의지와 희생, 감동을 담아낸 작품으로, 절제돼 있지만 감정을 뽑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데스플라만의 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구스타보 산타올라라 Gustavo Santaolalla 이후 두 번째로 오스카 음악상 백투백 수상에 성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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