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종류
아내의 종류?
아내도 종류가 있다고?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흥분은 금물.
그럼 아내의 종류는 뭐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자.
아내의 종류는 조선시대에 나누었던 일종의 품계다.
貞敬夫人(정경부인) 정 1품. 종 1품
貞夫人 (정 부인) 정 2품. 종 2품.
淑夫人 (숙 부인) 정 3품
令人 (영인) 품 4품.
恭人 (공인) " 5품.
宜人 (의인) " 6품.
安人 (안인) " 7품.
端人 (단인) " 8품.
孺人 (유인) " 9품.
조선시대에는 이렇게 부인의 명칭이 달랐다.
남편의 직위나 직급에 따라서 아내의 위치가 바뀐다.
흔히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했다.
남편의 경제적 능력이나 사회적 신분에 따라서 아내의 위치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남자에게 프리미엄이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여자는 신체적으로 약하고 대범하지 못해 약자의 조합에 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내의 지위가 예전 같진 않다.
고학력과 다양한 직업군으로 여자들도 남편보다 월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 수가 남자들보다 수두룩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말이다.
요즘도 아내를 가리 키는 한자어로는 婦人(며느리 부 사람 인)만 써야 한다.
夫人(지아비 부 사람 인)은 직급을 가리키므로 쓰면 안 되는 용어다.
아직도 아내의 품계를 이렇게 나눈다.
다시 말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장관들의 아내는 夫人이 되는 것이고,
평범한 우리들은 婦人이 되는 거다.
조선이나 현대나 신분을 나누는 호칭에서 이렇게 획을 긋는다.
울화가 치밀지만 억울하면 남편을 출세시킬 수밖에.
그래도 한 가지 위로가 되는 말이 있다.
그나마 희망을 주는 말이다.
다름 아닌 `마누라`다.
정경부인도 아니고 정부인도 아닌 평범한 마누라.
이 `마누라`라는 말이 우리를 구원해 준다.
마누라. 그건 몽골식 호칭으로 왕비를 일컫는다.
오늘 우리 모두는 그 단어를 통해 왕비가 된다.
夫人이 아니어도 婦人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어차피 우리가 夫人이 될 처지가 못 된다면 "마누라"라는 금빛 찬란한
왕관을 활용하자.
흔히 쓰고 흔히 듣는 말이 우리를 춤추게 한다.
夫人이 되지 못해 의기소침한 아내에게 남편들이 할 말은 딱 한 가지.
"나는 왕비와 산다오."
슬그머니 왕이 된 자신에게도 그 말은 複利(복리) 효과로 돌아갈 지니.
대문사진 출처: 픽사베이. 참고 문헌:『알아두면 쓸데있는 신 잡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