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속내
미국은 개방을 원하고 중국은 주권을 원한다.
미국 엘리트들의 입장에서 자본을 충분히 축적한 중국이 첨단기술분야를 추격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미리 차단하여 세계 경제 구조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일으킨다. 가장 첨예하게 갈등하는 분야는 현재 정보기술 분야이다. 금융이나 문화 등과 같은 분야는 아직 중국이 따라가기 힘들다. 하지만 정보통신은 중국도 충분히 미국을 추격할 수 있다. 물론 정보통신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더라도 미국은 크게 잃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시장을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점차 미국의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면 중국은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국가가 되어버린다.
미국은 중국을 자신에게 유리한 판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규칙의 게임에서는 최강자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신뢰도는 기축통화를 통해서 전세계 경제를 미국이 주도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오랜 패권국으로서 축적한 정보력은 어떤 나라보다 우수하다. 중국이 시장이든 정치이든 개방하면 할 수록 미국에게 유리한 게임이 되고 훨씬 더 많은 전략을 통해서 통제할 수 있는 국가가 된다.
미국은 개방을 원하고 중국은 주권을 원한다. 이 지점은 미중 무역갈등의 본질이다. 개방이란 말은 사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한다. 중국 입장에서 개방은 미국의 질서를 따르라는 주권 포기일 뿐이다. 하지만 미국도 할 말은 있다. 전세계에서 모든 국가의 이해관계를 최종적으로 조율하고 최고의 군사력으로 바다와 땅에서 평화로운 시장 접근과 무역로의 보호를 누가 책임지는가? 미국이다. 중국은 그 덕을 보고 컸는데 배은망덕하다고 미국은 생각한다.
중국을 공격하는 측면에서 미국은 이 무역전쟁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모든 조건은 미국이 여전히 최강국임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고, 최고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며, 유연하고 효율적인 안정적 정치제도를 운영하며, 셰일혁명으로 에너지 자립을 실현했다. 이 모든 힘을 이용한다면 중국을 개방으로 이끄는 것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현재의 중국을 상태를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이미 다 알려진 귀여운 카드 수준이다.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은 조금 아쉽지만 다른 나라로 이전시킬 수 있다. 군사력은 미국에 비하면 귀엽다. 미국 채권을 매도해서 미국 신용도를 낮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시진핑의 공공연한 독재와 공산당의 인권침해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할만한 역량을 크게 낮춘다. 중국이 미국을 크게 압박할 만한 수준의 카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중국은 미국을 공격해서 이길 수는 없다. 다만 가능한 것은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개방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미국의 모든 공격에 버텨서 이기는 수는 존재한다. 미중 무역분쟁은 결국 미국의 시험이 아니라 중국의 시험이다. 더 본질적으로는 중국 정치제도의 시험대이다. 과연 공산당의 정치제도는 중국을 미국의 공세 앞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