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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성파파 Dec 30. 2022

우리는 안전한 한국사회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물음표와 쉼표, 마침표는 잘 활용되어야 한다.

이들이 잘 사용된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다.

이들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은 단정하고 분명하다.

이들을 잘 사용하는 사회는 안전하고 평온하다.


우리 사회는 물음표와 쉼표, 마침표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을까? 


사회현상에 대해 누군가는 질문하여야 하고, 사회적 약자인 누군가는 보호받아야 하고, 책임 있는 누군가는 매듭을 짓고 결정하여야 한다. 이것이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의문을 갖고 질문하여야 할 이들이 침묵하고, 사회적 약자의 사정에 무관심하며, 마땅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때 위험사회는 시작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는 모두 최소한의 기준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기준이 "충분한 근거"를 기다릴 때 우리 사회는 위험한 사회의 전조를 띤다.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할 때 저 기준은 늘 불온하게 적용되고 강자의 시선아래에 묻힌다.


누군가는 송년회와 연말의 들뜬 분위기에 휩싸일 때 소외된 누군가는 불 꺼진 창밖에 방치된다. 사회안전망이 기업의 자유와 경제활성화라는 구호에 뒤쳐질 때 시민은 위험한 차도 위의 어린아이가 된다. 소중한 시민의 안전이 하찮고 우스운 정치인들의 저녁식탁에도 오르지 못할 때 우리의 위험은 일상화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나 예방조치는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그것들은 안전한 사회와 평온한 나라의 초석이 된다. 2022년 우리는, 우리 정부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하였을까?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무기력(무능력)은 세월호 참사, 가습기 참사, 이태원 참사에서 충분히 증명되었다. 가장 먼저 나서야 할 정치(권력)는 치부와 은폐의 수단으로 전락했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예방하고 조치하여야 할 이들은 책임에서 멀어졌다. 가슴 아픈 참사로만 돌아보면 우리 사회는 전형적인 후진사회의 얼굴을 가진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은 사전(예방)주의가 원칙이며, 사전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사후약방문은 아무리 양보해도 늦은 조치다. 방대한 국가조직을 통해 위험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며 사전조치 하는 것이 국가의 최소한의 의무다. 우리 정부는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다사다난한 2022년을 보내며 드는 의문이 있다.

사유화된 정치권력을 위해 국가조직이 존재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역사의식과 시민의식을 갖추지 못한 선출직(임명직) 공직자들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자격이 있을까?

국민을 위해 존재하여야 할 공무원 조직이 권력의 희생양이 되는 나라는 국가의 자격이 있을까?


"증거 불충분이나 입증 미비, 원인 미상이나 인과관계 부족"이라는 이유로 불의한 자들이 국가조직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을 때 국민의 생명은 백척간두에 서있다. 공적인 책임자들이 이익집단과 결탁하고 그들을 대변하기 위해 공공조직을 사용할 때 시민의 안전은 태풍 앞의 촛불과 같다.


과연 우리 사회는 제2의 세월호참사, 가습기참사, 이태원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을까? 아픈 가슴을 헤집으며 묻고 또 물어야 할 것이다. 그 안타까운 희생자들은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이었으며, 우리 사회의 자랑스러운 시민이었으며, 대한민국의 국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무정한 정치권력과 무기력한 국가조직은 사과와 후속조치는 고사하고, 변명과 사법판단이라는 모호한 경계 속으로 숨기에 바쁘다. 이러한 비정상을 시민사회가 냉정히 꾸짖지 못할 때, 시민의 희생을 모른 체하는 이익집단을 경계하고 감시하지 못할 때...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에게는  개의 확신이 필요하다.

국가가 국민보호해줄 수 있다는 확신, 사회공동체가 시민을 보호해줄 수 있다는 확신, 공동체의 불행을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그런 분명한 확신이 필요하다.


우리 안의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고, 타인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고, 이웃의 고통을 분담할 의지를 가질 때... 이 몇 개의 확신은 부질없는 희망이 아니라 믿고 기댈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될 것이다.


국가와 국가기관의 진실 어린 응답을 기다린다.

2023년 새해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대한의 예방조치와 최선의 노력을 보여줄 것을.

이 사명이 국가와 국가기관 최소한의 의무이며 존재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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