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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Oct 06. 2021

채소로 맛있는 한 끼 : 고없당TV

#COMMUNITY

무소식은ㅡ

무중력 지대 성북을 기점으로 사람·커뮤니티·장소 등 주체적 청년 생태계 소식을 담아냅니다.

인지하지 못했던 당연한 것들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무소식 4호 : COMMUNITY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무중력지대 성북의 멤버십 프로그램 '밥친', 올해는 고기 없는 채식 식탁을 만들고 계신 '고없당TV'의 정가지(정선)와 김마늘(김선희)과 함께 했어요. 18년 단짝 '찐친 바이브'가 느껴지는 '고없당TV'의 유쾌한 이야기,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 설정까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가지 안녕하세요. 채식하는 정 가지입니다.

마늘 요리하는 김마늘입니다.


'고없당TV'는 어떤 커뮤니티인가요?

가지 '고없당TV' 고기가 없는 채식 요리 채널입니다. 채식 요리의 다양함을 알리고 풍요로운 채식 식탁을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프로젝트 팀이에요.

마늘 이름의 뜻은 '고'기 '없다'의 줄임말이에요. 좀 젊어 보이고 싶어서 줄여봤어요.(웃음) 


각자 '고없당TV'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마늘 역할이 뚜렷하게 나뉘어있는데요, 저는 요리에 관련된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요. 메뉴를 구상하고 장을 보고 실제로 음식을 하는 부분까지가 제 몫이에요. 

가지 저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영상을 만드는 일, 완성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소셜미디어에 홍보하는 역할을 해요. 가끔은 외부에서 일거리를 물어오기 위해 영업도 뛰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고없당TV'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가지 2019년에 채식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의 채식 생활을 콘텐츠화하고 싶었어요. 

또 채식을 시작했을 무렵에 채식 요리 레시피나 정보가 생각보다 다채롭진 않았어요. 제가 만들어 먹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레시피의 필요성을 느꼈고,  다른 사람들과 그것을 나누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런 마음들이 유튜브로 발현된 것 같네요.

마늘 2020년 2월 24일에 첫 영상을 올렸어요. 이제 딱 1년 6개월 되었네요.


두 분이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마늘 그냥 하자고 하길래.(웃음) 제가 평소에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관심이 없어서 유튜브에 대한 욕망도 없었어요.

저희가 18년 지기거든요, 같이하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사실 저는 채식을 하고 있진 않지만, 채식 요리에는 관심이 있었고요. 

가지 유튜브를 너무 하고 싶은데 막상 제가 요리를 못해서…(웃음) 주변을 물색하다 보니 적임자가 바로 옆에 있더라고요. 저를 잘 알고 채식을 이해하는 요리 잘하는 친구, 딱 김마늘이라서 먼저 제안했어요. 

그리고 김마늘이 본래 직업이 요리사예요. 만든 영상만큼 포트폴리오가 쌓이잖아요. 커리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요즘은 흔히 '비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잖아요. 그런데도 '고없당TV'에서는 줄곧 '채식'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가지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용어 하나에도 막연한 부담감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건'이라고 하면 어쩐지 '강한 결심'을 해야만 할 것 같잖아요. 그래서 보다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조금 느슨한 '채식'이란 표현을 쓰고 있어요. 

무엇보다 '비건'과 '논 비건' 사이에 선을 긋고 싶지 않았어요.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가 꼭 '비건'만을 위한 건 아니라서요. 저희를 통해 '비건'이 아닌 사람도 채식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잖아요.


레시피는 어떻게 개발하고 계신가요?

마늘 사실 완전히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왜냐면 이미 너무 많은 요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레시피를 많이 찾아보고, 고민을 많이 해봐요. 여러 레시피를 조합한다든지 재료나 조리방식을 바꿔보는 식으로 조금 더 새롭고 다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그리고 채식 요리다 보니까 기존의 재료들을 대체해야만 하는 것들이 생겨요. 원래 알던 맛과 비교하면 조금 아쉬울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미료 없이 최대한 구현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가지 저같이 요리 못하는 사람들이 본다는 가정하에 최대한 쉬운 레시피로 요청해요. 간단한 재료로 빠르게 할 수 있는 요리를 하자고 계속 제안하고 있어요. 

마늘 : 초창기에는 화려하고 어려운 걸 하고 싶었는데, 요즘은 빠르고 간편한 요리 위주로 하고 있어요. 그래야 편집도 쉽고, 촬영 끝나고 설거지도 편하고요.(웃음)  


촬영을 하면서 실패한 요리도 있나요?

마늘 있죠. 맛없을 때는 정가지 반응을 보면 알아요.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게 느껴져요.(웃음)

그럴 땐 이 영상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돼요. 애써 찍었는데 아깝잖아요. 애매하다 싶으면 요리를 한 번 더 해보든지, 아니면 포기해요.

가지 어떻게 보면 현재 채널에는 맛있는 음식만 올라왔다는 뜻이기도 하죠.

마늘 저희 영상 보고 만드실 텐데, 잘못된 레시피 때문에 맛없는 요리를 드시게 할 순 없으니까요.


올라와 있는 영상 중 처음 채식을 접하는 분들이 따라 해 보면 좋을 만한 레시피를 추천해 주세요.

가지 '병아리콩 샐러드'를 추천해요. 제가 어려운 요리는 못 따라 하는데 이건 정말 쉬워요. 실제로 영상 돌려보면서 자주 해 먹어요. 부모님께도 한번 해드렸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마늘 저는 '채소 포케'가 좋은 거 같아요. 하와이 서퍼들이 즐겨 먹는 간편식 '포케'를 모티브로 만든 요리예요. 먹기 좋게 썬 생채소를 초 양념에 버무린 밥에 얹어 먹는 채소 덮밥이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칼질을 잘하시는 분이면 10분 만에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엄청 간단해요. 영상을 보시면 저희는 비주얼을 위해서 재료를 엄청 많이 썼는데요, 그렇게까지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어요.


두 분의 본업과 '고없당TV' 활동 사이를 조율하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균형을 맞춰가고 계신가요?

가지 균형이 완전히 깨졌죠.(웃음)

마늘 처음에는 휴일이나 퇴근하고 만나서 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둘이 시간 맞추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거의 평일에 쉬고 가지는 주말에 쉬다 보니 한 달에 두세 번 만나기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만났을 때 영상을 몰아서 찍고 있어요.

가지 원래는 영상을 미리 찍어 놓고 하나씩 천천히 공개하기로 했는데, 비축해놓은 분량이 금방 바닥났어요. 둘이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촬영 일정 맞추기가 힘들어졌거든요. 그러다 보니 요즘 시간을 쥐어짜고 쪼개가며 쓰고 있어요.


지치거나 힘들지는 않나요?

마늘 온종일 요리를 하고 여기 와서도 해야 하니까 약간 지치긴 해요. 그래도 아직까진 괜찮아요. 재밌어요. 

가지 저는 사실 에너지가 많이 남아있어요. 다만 콘텐츠를 제때 올리지 못한다는 부채감이 있어요. 

그거 빼고는 즐거워요. 왜냐면 촬영 끝나면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고요.

마늘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약간 이용당하는 기분이에요.(웃음)


'고없당TV'를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가지 첫 번째는 구독해주시는 분들과의 약속이니까요. 구독자가 엄청 많은 채널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그분들에게 고맙고, 마음을 보답하고 싶어요.

두 번째로는 '고없당TV'를 운영하면서 확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무중력지대 성북과 프로그램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꾸준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나아갈 활동의 근거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마늘 저에겐 '요리하는 즐거움'이에요. 채식을 위한 요리는 제게도 생소하다 보니, 평소 요리할 때보다 더 재료나 조합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해야 쉽게 따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어요. 또 저희 영상을 올리면 누군가 보고 따라 하고, 그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그런 흐름이 굉장히 재밌어요.


프로그램 진행 현장


무중력지대 성북 '협력파트너 소개팅'을 통해 만나게 되었잖아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가지 작년에 무중력지대 성북 멤버십데이 프로그램 '팔도밥친'을 참여했었어요. 청년 농부들이 키운 제철 작물들을 각자의 식탁에서 요리해 먹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너무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받은 식자재로 요리한 걸 저희 채널에도 올렸어요. 이후로 무중력지대 성북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올해, 협력파트너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딱 우리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저희 채널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활동도 확장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김마늘한테 우리 이거 도전해보자고 얘기했어요.

마늘 사실 될지 안 될지도 몰라서 그냥 "그래, 하자." 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가지 그런데 다행히 제안을 받아주셔서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너무 좋았죠.

마늘 저는 속으로 '아… 일이 늘어나 버렸네.'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 결과, 지난 7월 월간무지랑 '밥친: 채소들의 수다'(이하 '밥친')를 함께 진행했는데요,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소개해주세요.

가지 '밥친'은 채식을 주제로 한 비대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이에요. 

마늘 모임 전날, 참여자분들께서 무중력지대 성북에 방문해서 오이, 래디쉬, 파프리카, 컬리플라워 등으로 구성된 '재료 키트'를 받아 가셨어요.

당일에는 화상 미팅 프로그램을 통해서 온라인에서 만났는데요, '채소들의 수다'라는 명칭에 걸맞게 모두 모임 내내 채소 이름을 딴 별명을 사용했어요. 1부에서는 각자 시도해본 '망한 채식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2부에서는 미리 받아 간 '재료 키트'를 사용해서 다 함께 피클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밥친'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마늘 참여자분들과 실제로 만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아무래도 온라인 모임의 특성상 많은 사람이 동시에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한 사람씩 발언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거 같아요. 오프라인이었다면 조금 더 편한 대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을 거 같아요. 아쉬움이 남죠.

가지 저는 사실 메뉴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기획 초기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특별한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회심의 메뉴'를 선보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프로그램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참여자분들의 요리 실력이 상이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힘들었죠. 이건 정말 제 욕심이었네요.


반면에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무엇인가요? 

가지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지만, 프로그램 끝날 때 다 같이 손 흔들면서 인사하던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그 모습이 그냥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다들 이 시간이 즐거우셨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가 정말 교감을 했구나 싶었어요.  

마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면 댓글로만 피드백을 받잖아요. 그러다 보니 체감이 잘 안 되는데, 이렇게 만나서 소통을 하니까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즐거웠어요.


완성된 피클


'고없당TV'에게 '밥친'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가지 처음 해보는 도전이었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이라서 기획 단계부터 긴장을 많이 했어요. 

더 잘하고 싶어서 욕심도 많이 냈고, 괜히 준비도 미흡한 거 같아 참여자분들이 실망하시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았고요. 사실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많이 부담되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즐겁게 했어요. 긴 시간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후련했어요. 드디어 끝났구나. 

앞으로의 나아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해보고 나면 그다음 시도는 쉽잖아요. 너무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요.

마늘 만남의 경험. 그동안 맨날 저희 둘이서만 하다가 '밥친'을 통해서 처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해봤잖아요. 그래서 이 만남이 더 즐거웠던 거 같아요.


처음 기획한 의도와 목표를 달성했나요?

가지 처음부터 채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를 만나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시너지도 생기고 커뮤니티가 점점 확산되기를 기대했어요. 실제로 참여자 후기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뿌듯했어요. 항상 '고없당TV'를 하며 꼭 한번 이런 자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원하던 방향대로 진행되어서 무척 만족스러워요.


'밥친'에 이어서 후속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계신 게 있나요?

마늘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현재로서는 공부가 많이 필요하고, 또 일에 집중을 하고 싶은 시기라 생각해요. 다만 이런 경험들이 제게 아주 좋은 경험이고, 앞으로 요리를 하면서 나아갈 방향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꼭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가지 개인적으로는 계속 이런 채식 관련 콘텐츠를 가져가고 싶어요. 꼭 요리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더 깊이 있는 채식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후속 프로그램을 무중력지대 성북에서 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어필해봅니다.(웃음)


스스로 정의하는 '고없당TV'는 어떤 커뮤니티인가요?

마늘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채식 커뮤니티요. 저희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가지 '이야기'라고 하고 싶어요. 정가지의 채식 이야기이자 김마늘의 요리 이야기가 담겨있잖아요.

앞으로도 저희가 '고없당TV'를 해가며 성장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마늘 꾸준히 영상을 잘 올리는 것. 그게 계획이자 목표죠.

가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치고 힘들면 멈출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고없당TV'만은 꼭 지속해 나가고 싶어요. 더불어 재정적인 안정성도 생기면 참 좋겠네요.(웃음)

마늘 아, 우리 파이팅하자고요.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마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는 어떨지 궁금하다면, '고없당TV' 채널을 꼭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발행 무중력지대 성북

해당 인터뷰는 정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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