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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동나동 Jul 06. 2022

필즈상 수상보다 중요한 것

허준이 씨 수상에 부쳐

휴가 다녀오니 허준이 씨 필즈상 수상이 화제가 되어 있어서 한마디. 


두 번째 책 <공부하는 이유 : 수학>을 쓰면서 허준이 씨 인터뷰를 길게 소개했다. "수학은 천재의 학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허준이 씨의 인터뷰를 활용한 것. 



천재의 학문이니까 천재가 아니면 대부분 의욕을 잃고 수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입시나 취업이 아니라면 굳이 수학을 들여다볼 이유도 없다. 그러니 누구나 수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아무도 수학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사람이 성장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수학과 씨름하는데도 수학적 사고가 뭔지 감도 못 잡는다. 


와.... 한국인이 상을 탔네. 이런 거 말고 한 사회가 엄청나게 공을 들여 수학적 사고를 가르치려 하는데도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인터뷰를 보시길. 



인터뷰 다 읽기 귀찮은 사람들 위해 요약도 해줄 겸 책도 홍보할 겸 <공부하는 이유 : 수학> 한 부분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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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의 수학 세계에서는 한 천재가 혜성처럼 등장해 난제를 해결했다. 분명한 건, 1000년쯤 지나 인류가 그때까지도 살아 있다면 수학적 연구 결과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2020년대를 기억하리란 점이다. (……) 후대 인류도 현 인류의 가장 중요한 변화 원인으로 실시간 소통 능력을 꼽을 것이다.” 


“현대 수학은 소수의 천재가 이끌지 않고 인류가 하나의 ‘원팀’으로서 활동한다. 도드라져 보이는 꼭짓점이 한둘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젊은 수학자만 모아도 이 세상에 수백 명이다. (……) 여러 톱니바퀴들이 모여 만든 현대 수학이라는 엔진이 잘 작동하고 있으므로, 나는 엔진 어딘가에서 순간순간에 감격할 뿐이다. 수학 하는 행위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수학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니 ‘역시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어딘가 다르군.’ 하는 생각이 들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색다른 부분은 바로 현대 수학은 천재가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하나의 팀으로 활동한다고 말한 부분이야.


꼭 수학자들이 한데 모여서 연구한다는 뜻은 아니야. 네트워크의 발달로 요즘은 누군가 논문을 내거나 연구 업적을 발표하면 어디서든 그 내용을 공유받을 수 있어. 그리고 고민을 이어 나가는 거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협업을 하고 있는 셈이야.

....

그러니까 천재성이 있어야만 수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천재들만이 수학을 발전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야. 오늘날 수학과 과학에 있어 새로운 발견은 수많은 사람의 고된 밤샘 작업과, 눈에 보이지 않는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우리 역시 앞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생해서 얻어 낸 자료로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고, 세상을 이해하고, 직업상 도움을 받는 일이 늘어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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