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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재 Apr 07. 2021

플랫폼의 新문명! 덕질을 돕는 밈메이커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서 2차 가공을 하는 사람들

“갑자기 왜 거기서 나와?” 잊고 있었던 스타들이 뜬금없이 광고에 나와 ‘00이 왜 저기서 나와?’라는 말을 뱉은 적 있지 않나요? 분명 아무 이슈도 없는데 다시 재조명받은 스타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나 SNS에서 밈(Meme)이 된 것입니다.


‘촌스럽다’는 말을 들으며 외면을 받던 비의 ‘깡’이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은 유튜브에서 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게는 ‘좋아요’나 ‘공유하기’를 누르며 자신의 주관적인 반응을 표하는 행동부터 크게는 직접 따라 하고 참여하기까지 사람들은 ‘깡’을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하고 가지고 놀게 된 것입니다. 이런 과거의 콘텐츠를 새롭게 재해석하여 역주행시키는 밈메이커는 과연 누구일까요?



덕티스트족


덕후와 아티스트 합성어로 보이는 스타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리액션 영상, 댄스 커버, 노래 커버를 벗어나 좋아하는 것을 자신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사실 이들은 옛날부터 존재했습니다. 싸이월드에 웃긴 영상을 편집해 올리거나, 스타의 캐릭터를 그리던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현재 덕티스트로 불릴 수 있게 된 것은 플랫폼 덕분입니다. 플랫폼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지상파 방송사같이 대형 매체가 트렌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덕티스트의 면모를 가진 사람은 소위 말하는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법한 ‘괴짜’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처럼 개인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자신을 알리고 심지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 덕분에 괴짜 같은 면모가 하나의 개성이 되고, 좋아하는 것을 재해석하여 표현하는 것이 컨텐츠가 되어 덕티스트족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좋아하는 것만 있다면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 하지만 아무나 밈을 만드는 덕티스트가 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이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요? 다양한 덕티스트를 소개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파헤쳐보았습니다.


한 우물만 판다  

요한 일렉트릭 바흐(Johann Electric Bach)를 줄여 J.E.B라고 불리는 유튜버는 서로 다른 곡을 조합하여 새로운 곡을 만드는 매시업 음악을 올리는 유튜버입니다. Handclap과 전국노래자랑을 합친 전국Handclap자랑이 8백만 뷰의 대표 콘텐츠로 해외 클럽에서 나올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한 우물만 판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덕티스트입니다. 매시업 콘텐츠만을 업로드하지만 J.E.B 특유의 키치한 감성과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소재를 바꿈으로써 개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원곡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매일 이것만 듣는다.’ 같은 반응의 팬층을 확보한 J.E.B는 콘텐츠 자체가 드립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즉, 듣는 것 이상으로 ‘참여’하는 재미를 주는 것입니다. 


아트적 감각을 더하다  

instagram: @havavbara

90년대 애니메이션 풍으로 팬아트를 그리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havavbara와 K-Pop을 8비트로 편곡하여 귀여운 픽셀 비디오를 만드는 유튜버 정훈남은 자신의 ‘아트적 감각’을 더해 색다른 방법으로 팬덤의 덕질을 돕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재로 팬덤을, 아트적 감각으로 머글까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아트로 인해 픽셀과 90년대풍을 아는 사람들로 세분된 타겟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 놀게 만들다


레전드댓은 유튜브 영상에 웃기거나 공감되는 댓글을 모아 올리는 유튜브입니다. 문명특급은 스브스뉴스의 독립 채널로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콘텐츠를 만들어 파이브돌스, 티아라, 비, 나르샤, 유키스, 틴탑 등 MZ세대의 공감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주변 친구들과 나눴던 재밌던 이야기들을 수만 명의 사람과 공유하며 추억소환부터 다시 재입덕까지 하게 만드는 공감 콘텐츠 채널은 스타와 팬덤 그 사이를 연결하는 놀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왔건 아니건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콘텐츠로 재미있게 노는 MZ세대의 새로운 온라인 놀이터로서 덕티스트 채널은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레전드댓의 ‘본인 등판!’코너와 문명특급의 ‘숨듣명 스타의 인터뷰’는 당사자의 등장으로 팬과 스타의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여 덕티스트의 마음을 훔쳐라!


예전엔 지상파 방송사같이 대형 매체가 트렌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깡’처럼 이젠 소비자가 이슈를 만들고 지상파 방송사가 뒤늦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젠 소비자가 트렌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권력관계의 전복은 밈에서 인기와 성공, 흥행과 영향력이 행사되며 밈이 곧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밈 문화는 이제 유행이 아닌 정착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트위터에서 유행했던 것이 유튜브로, 거기서 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거기서 또 지상파로… 돌고 도는 밈으로 사람들은 이제 쉽게 피로감을 느낍니다. 하나의 트렌드가 정착하면 새로운 것이 나타나듯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덕티스트를 위한 세분화된 플랫폼이 생겨나리라 생각합니다. 플랫폼에 따라 어떤 콘텐츠를 할 수 있을지 사용자의 콘텐츠 자유도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기존 플랫폼은 콘텐츠가 카테고리화되었고 현재 포화상태에 있습니다. 모두 퇴사와 유튜버를 꿈꾸지만, 유튜브는 레드오션이라며 포기하고 마는 것처럼요.


최근 한국 구글 플레이 전체 엔터테인먼트 앱 수익 1위로 ‘하쿠나’라는 어플이 등장했습니다. ‘합방’이라는 세분된 콘텐츠를 가진 라이브 스트리밍 모바일 플랫폼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니즈를 충족시키는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만으로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곧 하쿠나 이외에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분된 플랫폼이 등장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덕티스트가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보일 수 있는 요리 레시피 플랫폼, 문화예술 플랫폼, 헬스트레이닝 플랫폼같이 말이죠. 만일 당신도 밈을 만드는 덕티스트를 꿈꾼다면, 위의 공통점을 고려하여 지금부터 계획해보세요. 당신을 위한 플랫폼이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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