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 상담 시 학부모님이 선생님께 알려드려야 할 것.
제2화. 선생님의 질문
오늘 아침, 조이에게 민트색 츄리닝과 까만 운동화를 코디한 건 신의 한 수였다. 민트 초코가 사람이 된다면 바로 지금의 조이가 아닐까. 곱슬한 파마머리와 민트색이 어우러져 흡사 초콜릿 뿌린 메론바같기도 했다. 초등학교 첫 등장 패션으로 이보다 힙할 순 없다. 민초단 조이, 드디어 오늘 두두 등장~!
조이야, 제발 잘하고 오자.
로라 엄마 말대로 '카더라 통신'만으로 학교를 결정할 순 없었다. 지역 특수교육지원센터 선생님과 통화 후 조이가 갈 만한 초등학교를 추천받았다. 일면식도 없는 학교 선생님께 전화하는 건 떨리는 일이었지만, 내 예상보다도 친절히 안내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조이와 함께 학교를 둘러봐도 좋다며 상담 약속까지! 조이와 함께하는 입학 상담이라니. 왠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늘은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에 대해 자세히 물어볼 생각이다. 조이는 서툴긴 해도 조금씩 말이 느는 중이고, 유치원에서도 일주일에 하루는 완전 통합으로 생활했다. 물론 또래 친구들과 재잘대며 노는 건 아니었지만.
조이는 친구들과 바깥놀이를 하며 뛰어노는 걸 가장 좋아했다. 같은 반 로라가 장난감에 집착한다면 조이는 친구들에게 집착한다고 해야 할까.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놀이 중인 친구들의 블록을 부수거나 놀이 중간에 마음대로 껴들어서 선생님의 중재가 필요할 때가 많았다.
비록 선생님의 중재가 필요하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있을 때 자주 웃는 조이를 보며 로라 엄마는 많이 부러워했다. 로라도 오늘 같이 오면 좋았을 걸.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로라 엄마 말대로 조이와 로라는 다르고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겠지.
지금 마음으로는 조이가 친구들과 함께 교실 생활만 해 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그런 의미로 1학년 교실의 모습도 꼭 둘러보려고 한다. 과연 유치원에서 양말 벗고 뛰어다니는 조이가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일까?
가장 궁금한 건 조이가 초등학교에 가서도 완전 통합이 가능할 지의 여부다. 지금 엄마들 사이에선 '완전 통합' 이 핫하다. 완전 통합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오늘만큼은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질문 보따리를 풀고 자세히 물어볼 작정이다.
앗, 그런데 이상하다. 준비한 질문을 꺼내놓기도 전에 선생님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헛, 이게 아닌데. 이건 뭔가 바뀐 것 같다. 선생님, 질문은 제가 하는 거 아니었나요? 제가 상담하러 온 건데 선생님이 질문하시면 어떡하나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도대체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에 대해 가능한 한 자세히 설명하기
⓵ 성장배경
⓶ 주요 관심사
⓷ 급식과 알레르기 경험 유무
⓸ 현재 양육자, 양육자와의 관계
⓹ 입학 전 기관 경험 (유치원, 치료기관 등)
달팽이 선생님의 꿀팁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