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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실연필 Jan 08. 2022

달팽이 선생님(3화. 완전 통합, 그것이 문제로다.)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의 장점과 단점 알아보기

제3화. 완전 통합, 그것이 문제로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선생님의 입에서 "이제 궁금하셨던 것들 말씀해주시면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란 말이 나오자마자 나는 쾌재를 불렀다. 밤새 뒤척이며 생각해둔 그 많은 질문들, 이제 시작합니다. 선생님, 딱 기다리세요. 긴장하셔야 할 거예요.

아닌 게 아니라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나도 꽤 긴장한 것 같다. 어깨엔 잔뜩 힘이 들어가고 두 볼에는 뜨끈한 열이 느껴진다. 조이의 히스토리를 얘기하다 보니 생각지도 않게 눈물이 나올락 말락 했다. 많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조이의 얘기를 꺼내는 건 쉽지 않다.

선생님과 얘기하는 동안 조이는 어쩌지? 하는 걱정도 긴장감에 한 몫했다. 고맙게도 조이는 특수 교실의 환경과 장난감들이 맘에 든 모양이다. 실은 나도 그랬다. 유치원처럼 양말을 신고 생활할 수 있게 바닥은 따뜻했고, 깨끗하게 정돈된 교구장 옆으로 매트와 아동 소파까지 놓여있었다. 선생님은 조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보여주시고 조이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덕분에 조이는 유치원에서처럼 따뜻한 매트 바닥에 앉아 놀이에 집중했다. 물론 몇 번이나 와서 손을 잡고 끌긴 했지만 말이다.

문득, 이 정도 환경이라면 조이도 무난히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무슨 소리야, 무조건 '완전 통합' 해야지' 란 마음의 소리도 들렸다. 그래, 이게 맞는 걸 꺼야. 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선생님, 조이는 '완전 통합' 하고 싶은데요."

https://brunch.co.kr/@kyo3334/27

조이는 현재 일곱 살의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내년에 학교 입학을 위해 오늘 엄마와 초등학교에 방문하여 상담 중이지요. 조이 엄마는 오늘 선생님께 조이의 '완전 통합'을 희망하신다는 말씀을 드리셨어요.


조이는 단설 유치원 특수학급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하루는 '완전 통합'을 경험해보았습니다. 일곱 살의 또래 친구들만큼 말이 영글지는 않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 싫은 것에 대해 말로 표현도 합니다. 친구들에게 관심도 많아서 놀이하는 친구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거나 중간에 불쑥 놀잇감을 가지고 나와 선생님의 중재가 필요할 때가 많긴 했지만요.


조이와 친구들 사이엔 언제나 선생님이 계셔야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놀이터를 뛰어다니는 영락없는 개구쟁이의 모습이 아마도 조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삐지고 화를 내기도 했지만 다시 즐겁게 웃는 조이를 보면서 조이 엄마는 '완전 통합'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초등과정에서의 통합은 유치원의 통합과 어떻게 다를까요? 조이 엄마의 말대로 조이에게는 '완전 통합'이 가장 적절한 선택일까요?


오늘은 특수교육대상 유아의 상급학교 희망 배치 유형 중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첫 번째. 우선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 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완전 통합(full inclusion): 장애 아동이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와는 상관없이 하루 종일 일반 또래와 함께 일반 학급에서 특수교육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완전 통합 유형의 배치를 희망하신다면 아래의 서식에 일반학급으로 표시하시면 됩니다.)

2. 시간제 특수학급(part-time special classroom): 학교에 머무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반 학급에서 교육받다가 일정한 시간 동안만 특수교육을 별도로 받게 하기 위하여 만든 학급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학교에 설치된 대부분의 특수학급은 시간제 특수학급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출처: 특수교육학 용어사전, 2009., 국립 특수교육원)


(시간제 특수학급 유형의 배치를 희망하신다면 아래의 서식에 특수학급으로 표시하시면 됩니다.)


세상 일이 늘 그렇듯,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 배치 유형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요. 교사의 입장에서 완전 통합만이 정말 좋다거나, 꼭 시간제 특수학급이 더 적절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때문에 두 가지 배치 유형이 학교에서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정보를 드리고 학부모님께서 각 아이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을 선택하시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정하시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교사의 의견을 조심스레 건네기도 하지만 최종 결론은 학부모님의 의사이시라는 걸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그렇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우선 완전 통합은 말 그대로 아이가 등교하는 순간부터 하교까지 모든 시간을 1학년 ○반에서 생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아이 생활 모습, 또래 관계, 급식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의 지도를 초등 담임 선생님이 담당하시게 됩니다.


아이가 완전 통합을 할 경우, 특수 선생님은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방과후학교 지원, 치료 지원, 통학비 지원, 보조 인력 지원)등에 대한 것들에 대해 안내드리고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 통합을 할 경우 또래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아이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온종일 함께 생활하기에 친구와 놀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관계의 즐거움과 갈등의 해소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일반 교육 참여가 늘어나 친구들과 같은 것을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을 관찰하여 모델링할 수 있다면 언어 능력도 향상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초등 담임 선생님께서도 아이를 하루 동안 온전히 관찰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아이의 컨디션이 언제 좋은지, 기분이 나빠질 땐 이유가 뭔지,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중재해야 할 순간은 언제인지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효과가 많은 완전 통합에도 단점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의 개별적 특성에 바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통합반은 적게는 스무 명에서 많게는 서른 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하시고 학급 규칙을 세워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규칙에 따라 정돈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우리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예민함과 환경에 대한 호불호를 충분히 반영한 학급 운영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처럼 무난히 생활할 것이라 믿고 완전 통합을 신청하셨던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교실에 딱 들어선 순간, 낯선 얼굴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고 다시는 교실에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함이나 불편함을 느낄 때 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아직 미숙하여 수업 시간에 박수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단지 친구들과  놀고 싶었을 뿐인데 그 방법이 서툴러 친구의 몸을 만지거나 툭툭 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선생님께서 중재하시지만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당황스러운 경험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학급에서 크고 작은 경험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성장하기도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해소되지 않은 불안으로 학교에 오는 것 자체가 즐겁지 않은 경우종종 발생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긴장을 탁 풀고 쉴 수 있는 공간, 집처럼 편안하게 잠시 눕기도 하고 소파에 기대기도 하면서 편안함을 느낄 만한 시간, 시끌벅적한 소리에서 벗어나 조용히 내가 좋아하는 감각에 집중할 수 있는 것, 불편했던 마음을 말로 대신 표현해주고 내 말을 끝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바로 그런 순간과 장소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 통합을 결정하시 전에 우리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1학년 교실에 적응하는 것이 아이에게 큰 심리적 부담이 되진 않을지 심사숙고 하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반면 '시간제 특수학급'은 등교 및 하교 시간은 똑같이 일반학급에서 이루어지지만 하루 일과 중 특정 과목 시간(주로 국어, 수학)에 특수학급으로 이동하여 개별 아이의 특성과 수준에 알맞은 수업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등교는 1학년 ○반으로 하고 친구들과 생활하다가 국어나 수학 시간이 되면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것입니다. (어떤 과목을 특수학급에서 공부할 것인지는 매 학기 초에 열리는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를 통해 결정됩니다. 국어와 수학 과목이 모든 과목의 기초가 되는 도구 교과이기에 주로 국어, 수학 과목을 특수학급에서 공부합니다.)

 

특수학급 수업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통합반으로 이동하여 반 친구들과 급식도 함께 하고 하교 시까지 초등 담임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다는 점은 완전 통합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제 특수학급의 장점은 완전 통합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학교 생활 중의 쉼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특수학급에서도 아이의 개별적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교실 자체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학교지만 집과 같은 포근한 느낌,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신기한 교구들이 많다는 점은 1학년의 교실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편안함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1학년 교육과정에 따라 한글과 수 개념을 배우고 익히는  어려운 아이의 경우, 1학년 교실에서는 자기 효능감이나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친구들은 다 하는데 자기만 못하는 느낌, 친구들이 놀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 아이의 자존감은 아파하기도 합니다. 말로 다 표현을 못한다고 해서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란 걸 아이들의 눈빛과 표정을 보면서 깨닫는 순간이 많습니다.


특수학급에서는 아이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학습목표로 가능한 쉽고, 구체적으로, 오감을 통한 탐색으로 교육활동을 계획합니다. 개별화교육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하루 한~두 시간의 시간을 통해 아이는 학교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갖게 됩니다. 쉬는 시간의 놀이를 통해 불안감과 긴장감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교과교육뿐 아니라 화장실 사용하기, 도서관이나 급식소 같은 학교 시설 이용하는 방법 등의 학교 생활 적응활동도 구체적으로 배움으로써 통합반에서 친구들과의 활동을 보다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간제 특수학급의 단점은 하루 한두 시간 동안 친구들과 물리적으로 분리된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통합반 친구들에게도 궁금증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저 친구는 지금 어디에 가는지? 왜 가는지? 우리는 왜 안 가는지? 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 1학년 아이들을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 1학년 선생님이나 특수 선생님이 아이들의 눈높이로 쉽게 설명해주시곤 하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아직 신기하게 느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또, 특수반에서 수업을 하고 온 후에 다시 교실에 가면 친구들은 통합반 활동에 몰입하고 있거나 모둠별로 멋진 작품을 만들고 있을 경우도 있습니다. 특수반에서 재미있게 공부를 하고 왔더라도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샘이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여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특히 통합반에서 모둠 활동을 할 땐, 정해진 인원이 있기에 갑자기 모둠에 들어가면 친구들도, 우리 아이도 조금은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럴 때도 담임 선생님께서 조절해주시긴 하지만 아이가 느끼는 그 느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 거예요.


각 상황을 살펴보았듯이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의 배치 유형은 모두 장, 단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아이가 자신감 있게 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입니다.


달팽이 선생님의 꿀팁 하나!
완전 통합과 시간제 특수학급 유형에 대해 고민하시는 학부모님들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안내드리려 합니다. 아래의 문항을 읽으시면서 ○가 5개 이상이시라면 완전 통합을 고민해보시고, ○가 4개 이하라면 시간제 특수학급에 대해 고려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⓵ 지금 소속된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초등학교 입학 시 아이가 완전 통합이 가능할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으셨나요? (○, ×)
⓶ 양육자와 사람이 많은 식당을 이용할 때 스마트 폰을 보지 않고도 식사할 수 있나요?  (○, ×)
⓷ 현재 아이가 20분 이상 착석이 가능한가요? (○, ×)
⓸ 선생님의 간단한 지시어를 이해할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이리 오세요. 앉으세요 등 (○, ×)
⓹ 자신의 의사를 간단한 말로 표현할 수 있나요? 예를 들어 네, 아니요, 좋아요, 싫어요 등  (○, ×)
⓺ 또래와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또래 놀이에 참여하거나 모방하나요? (○, ×)

위의 체크리스트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의 관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수교육대상 유아의 배치 유형은 이처럼 충분히 구체적으로 고민하신 후 결정하셔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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