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실연필 Jan 13. 2022

달팽이 선생님(6화. 와우! 드디어 입학!)

우리 아이 입학 시 챙겨야 할 준비물 (특수학교, 특수학급)

제6화. 와우! 드디어 입학!
드디어 운명의 그날이 밝아오고야 말았다. 세상에,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오늘이 정말 그날 맞나? 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다니! 나는 새삼스럽게 핸드폰 날짜를 확인하며 준비해 둔 조이의 입학식용 민초단 뽐내기 옷과 가방을 꺼냈다. 물론 가방도 민트색이다.

민트색 옷에 민트색 가방이라니, 이건 무슨, 흡사 보호색도 아니고. 조이를 말릴 수 있는 만큼 말려봤지만 이 녀석이 극구 고집하는 통에 우리 부부는 조이의 학교 패션에 대해서만은 확실히 져주기로 합의를 봤다.

사실 유치원  졸업식에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도 실감하지 못했다. 한 일주일 방학하고 다시 유치원에 갈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젠 정말 입학의 그날이 오고야 만 것이다. 오랜 고민과 상담 끝에 조이는 집과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완전 통합'으로 하고 싶었는데 선생님과 상담 후 오히려 생각이 바뀌었다. 조이가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이도 특수반을 좋아했고, 1학년 동안 선생님과 학교 생활 적응을 할 수 있는 도움도 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조이의 절친이자 나의 절친인, 로라와 로라 엄마는 지금쯤 특수학교에 있겠지? 아마 로라 엄마도 지금쯤 나만큼이나 떨리고 긴장될 거다. 조이와 로라는 이제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됐지만, 앞으로도 우린 자주 만나며 서로의 든든한 지지가 돼주기로 했다. 조이와 로라, 우리 아이들이 부디 잘해주기를!

참, 근데 오늘은 입학식이라 금방 끝난다고 하던데, 그냥 빈 가방으로 덜렁 가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내일부터 학교 수업이 시작되니 이런저런 준비물을 가져가야 할 텐데 말이다. 준비물을 그냥 조이 가방에 넣어두면 선생님이 미처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학교에 가는 입학식에 선생님을 뵙고 전달드려야 할 것 같은데...

근데 우리 조이, 입학식 잘할 수 있을까?
준비물은 뭘 챙겨야 하는 거지?

오늘 드디어 조이와 로라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네요. 유치원을 졸업하고 처음 학교에 가는 뜻깊은 날을 맞은 두 아이에게 따뜻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시느라 그동안 정말 애쓰신 엄마들도 고생이 많으셨어요.


아이들의 입학을 준비하시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도 많이 하시고, 심란한 시간도 보내셨을 텐데, 오늘만큼은 온 가족이 아이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그간 서로의 노고에 대해 칭찬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정말 충분히 잘 해내셨어요.


조이와 로라 엄마는 입학 전 상담을 통해, 조이는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으로 로라는 특수학교로 신청하셨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우리 아이의 현재 강점과 약점, 장애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셨어요. 두 어머님의 결정엔 그만한 고민과 이유가 있었고, 누구보다 아이들을 잘 아시기에 두 아이 모두 정말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설레는 초등학교·특수학교 입학식의 일반적인 일정에 대해 알아보고 준비할 준비물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식과 같은 학교 행사를 각 반별로 실시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코로나19 상황이 아닐 때를 기준으로 한 설명임을 밝혀 둡니다.


1. 입학식 일정

입학식은 보통 각 학교 체육관에서 실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학식 시간에 맞춰 도착하시면 행사를 안내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아이의 이름을 여쭤보시고 배정된 1학년 학급의 명찰 표를 목에 걸어주세요.


이제 입학식장에 들어가셔서 명찰에 기입된 반을 찾아 아이가 줄을 서거나, 자리에 앉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학교의 여러 선생님들께서 함께 봐주시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입학식은 대개 30~40분 내외로 빨리 끝나는 편입니다.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입학식이 시작됩니다. 학교에 따라 재학생들이 축하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후 교장 선생님의 축하 메시지를 듣고 1학년 각 반 담임 선생님 발표를 합니다. 이후 부모님과 각 반으로 이동하여 선생님께 학교 생활 안내와 안내장들을 받으시면 그날의 일정이 모두 끝납니다.


2.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여하는 우리 아이를 위한 달팽이 선생님의 꿀팁!

초등학교 특수학급 배치 아동의 경우

우리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입학식 현장은 매우 힘든 시간과 장소입니다. 내가 모르는 낯선 어른들이 엄청나게 많은 데다, 체육관이라는 장소 또한 처음 가보는 곳이니까요. 옆에는 모르는 친구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앉아있고, 마이크 소리는 웅웅 울리기까지 합니다. 실내의 더운 공기와 시끄러운 소음에 둘러싸인 이 순간이 아이에게는 매우 힘든 학교 생활의 첫 관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심하게 울거나 바닥에 눕는 아이들도 있고, 오늘 처음 본 선생님이 달랠 수 없는 범주의 화를 내는 아이들도 보았습니다. 아이의 성향을 아시는 부모님께서는 우리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단박에 알아차리실 수 있지만, 친구들이나 1학년 선생님들이 보시기엔 낯설고 불편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입학식은 우리 아이의 첫인상을 친구들과 선생님께 선 보이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학교 생활이 무난히 잘 시작될 수 있으려면 친구들에게 심하게 울거나 떼를 쓰는 모습은 가급적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 아이의 성향이 낯선 환경을 매우 힘들어한다면 이런 상황에 대해 미리 시뮬레이션해보시고 아이가 이 상황을 잘 참을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1. 3월 2일 입학식 2주 전부터 유튜브 입학식 영상 함께 시청하기
-> 가족과 함께 미리 입학식 영상을 보면서 낯선 느낌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1. 아이가 좋아할 만한 캔디나 젤리 (입에 쏙 들어가서 티 나지 않는 종류)
2. 코트나 잠바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좋아하는 장난감
3. 촉각 자극을 선호하는 아이라면 말랑이나 푸시 팝 같은 작은 장난감

이러한 준비로도 아이가 전혀 안정되지 않는다면 입학식 장소에서 잠시 벗어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함께 산책을 하며 정서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입학식을 모두 참석하느라 아이와 학부모님이 모두 진을 빼는 상황보다 아이가 조금 진정한 뒤, 모든 친구들이 1학년 교실로 이동할 때 함께 가서 착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편이 아이에서도 훨씬  편안할 수 있습니다.


3. 입학식 첫날 준비하면 좋은 준비물

3월 2일이 입학식을 마치면 3월 3일부터는 새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학부모님께서 학교에 들어오실 수 있는 날은 3월 2일로, 3일부터는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학부모님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학교 정문 앞의 보안관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인 관리를 하시기 때문에 학교로 들어오시기 위해서는 담임 선생님과 보안관 선생님께서 통화를 하시는 등의 확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 주간에는 아이의 학년 반, 성명이 방문증을 안내장의 형태로 배부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를 통해 전달해야 할 준비물이 있다면 입학식 날 선생님께 먼저 전달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의 경우 아직 언어 전달에 미숙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학부모님께서 아이 가방에 정성스럽게 싸주셨다고 해도 아이가 전달을 못할 경우도 있기에, 우리 아이들의 경우엔 입학하는 날 선생님을 뵙고 전달드리는 것이 편리합니다.


특히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으로 입학한 아이의 경우 생활공간이 1학년의 통합반과 특수반으로 나눠지므로 각각의 공간에 아이의 준비물을 준비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아래의 준비물은 제가 특수학교1학년 담임 시 안내드렸던 준비물 목록입니다. 읽어보시고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가능한 일반적인 사항을 담고자 했습니다.)

□ 칫솔, 치약: 필요하다면 양치 컵도 함께 준비해주세요.
※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 양치 지도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급식 후 양치를 할 텐데요. 아이가 통합학급에서 친구들과 할 수 있을지, 아니면 특수학급에서 지도가 필요한지는 학부모님과 사전 협의가 필요합니다. 양치가 서툰 학생의 경우 급식 후 특수학급에서 개별적으로 양치 지도를 받은 후 통합반으로 갑니다.

□ 실내화: 슬리퍼가 아닌 운동화형으로 실내화 준비해주세요.
실내화가 너무 크거나 끌리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발에 맞고, 벨크로로 딱 여밀 수 있는 실내화를 준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여벌 옷: 생활지도, 교과지도 중 옷이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위아래 한 벌 옷, 속옷, 양말을 준비해 주세요.
※ 특히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에 입학한 학생은 통합반에 여벌 옷 한 벌, 특수학급에 여벌 옷 한 벌을 따로 준비해주시면 좋습니다. 아이가 화장실 실수를 하거나 활동 중 실수로 옷이 젖거나 오염되었을 경우 각 반에서 바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기저귀, 물티슈: 기저귀가 필요한 학생은 준비해주세요.
신변처리가 아직 미숙한 학생인 경우 기저귀나 물티슈가 필요할 수 있는데요. 가정에서 사용하는 같은 제품으로 여유 있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 L자 화일철, 알림장: 가정통신문과 안내할 사항을 적을 알림장(줄 노트) 준비해주세요.
요즘은 학교 안내장은 아이엠스쿨, 하이클래스 등의 알림장 어플로 안내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입생의 경우 학부모님의 회신이 필요한 안내장이 많아 종이 안내장이 배부되는 경우가 많으니 1학년 동안은 L자 파일과 알림장을 꼭 준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학교에 따라 L자 화일철이나 알림장을 미리 준비해주시기도 합니다.)

□ 앞치마: 미술활동이나 식사지도 시 필요합니다.
식사 지도 시 아직 수저 활용에 어려움이 있어, 옷에 흘리는 아이들의 경우 앞치마를 준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 수업 후 치료 기관이나 방과 후 학교 활동에 참여합니다. 가능한 한 반찬 국물이나 물감, 크레파스 등이 묻지 않도록 아이 몸에 잘 맞은 앞치마를 준비해주시면 보다 깨끗한 용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제시한 준비물 목록 외에도 통합반 선생님이나 특수반 선생님이 아이 지도에 필요하신 개인 준비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학급 아이들 전체가 사용하는 준비물은 최대한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물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학기 초에는 안내장도, 준비물도 많으니 학교 생활로의 안정적인 랜딩을 위해 3월 한 달은 꼭! 잘 챙겨 보내주세요. 매일 아이의 가방을 열어보시는 학부모님의 관심이, 자신감 있는 학교 생활의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팽이 선생님(5화. 특수학교에서는 뭘 배우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