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입학을 통해 맺게 되는 다양한 관계 대처하기
제11화. 인생은 만남의 연속
두근 반, 세근 반 두구두구... 심장이 마구 뛰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린다. 왜 이렇게 떨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남들이 들으면 정말 웃긴다고 하겠지만 솔직한 지금 내 심정은 수능 시험치던 날보다 더 떨리는 게 사실이다.
지금 여긴 어디고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나는 놀이터에 벤치에 앉아있다. 학교를 파한 조이는 치료실 스케줄이 비는 목요일이 되면 학교 근처 아파트 놀이터로 부리나케 뛰어간다.
조이의 요일 개념은 치료실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는데, 그중 목요일은 치료실 안 가는 날. 즉 놀이터로 뛰어가도 되는 날로 정해졌던 것이다.
오늘도 나보다 먼저 뛰는 조이를 따라와 여느 때와 같이 벤치에 앉았다.
근데 왜 내 가슴이 뛰는가.
그건 바로 지금 이곳에 조이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이네 반 여자 친구들이 한꺼 번에 셋이나 우르르 몰려와 조이에게 알은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프릴 달린 종아리 양말을 신고 자주색 구두를 신은 아이, 귀여운 말 인형, 사자 인형을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아이, 또 한 명은 조이의 짝이기도 했던 디스코 머리의 말괄량이 그 아이.
조이는 혼자 신나게 미끄럼틀을 질주하다 여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다. 친구들이 와서 좋으면서도 쑥스러움에 어딘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에 발 끝으로 폭폭 모래만 차고 있는 모습이다.
나로서는 조이가 1학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있는 상황을 거의 처음 본 것이어서 조이는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니 아주 솔직히 말해서 친구들이 조이를 어떻게 대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저 아이들에게 조이는 어떤 친구일까. 조이와 짝을 했던 디스코 머리 아이가 다가와 조이에게 뭐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분위기를 봐선 같이 놀자는 것 같은데 저 녀석도 당황해서인지 별 반응이 없다.
아이고 내가 껴들어야 하나.
그때 한 무리의 엄마들이 나타났다. 파스텔 톤의 코트를 입고 스트립을 옆으로 맨 가방을 든 엄마와 청바지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아주 젊어 보이는 엄마, 요즘 유행하는 젤리 펌을 한 엄마가 사이좋게 나란히 놀이터로 걸어오고 있었다.
설마 저 여자 아이들의 엄마들일까?라는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데는 1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이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엄마!" 하며 우르르 달려갔으므로.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현재 나는 우리 아이의 같은 반 친구들과, 같은 반 친구들의 엄마를 한꺼 번에 만나게 된 상황인 것이다.
긴장한 건 실은 조이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심장은 계속 두근거리며 아직 내가 살아있음을 실시간으로 알려오고,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니건만 손에는 찐득한 땀이 배어났다.
어쨌든 나는 어른이고, 조이의 엄마다.
현재 내가 조이의 엄마로서 응당 해야 할 일.
저 엄마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벤치에서 막 일어나려는 참이다.
공식적인 학부모회에는 가능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학급 단톡방의 이야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기
지금 만나고 있는 모임이 아이 친구들의 학부모 모임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지나치게 자세한 우리 아이의 개인 정보는 공유하지 않기
(연락 시간)
근무시간 내에 연락하기
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려면 수업이 끝난 시간에 연락하기 (보통 오후 3시 이후)
수업 시간 중 아이 건강 문제, 급한 조퇴 등의 개인 사정으로 빨리 연락해야 할 경우 수업 중인 교실이 아니라 교무실로 전화하기
(담당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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