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흥국사 목조석가삼존상
12월 1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는 남양주 흥국사 대웅보전 <목조석가삼존상>입니다(사진1).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측에 문수보살, 우측에 보현보살이 좌정한 지극히 평범한 구성이지요. 그렇지만 이 삼존상은 특별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뒷면의 광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깟 광배가 뭐가 특별하냐, 불상에는 원래 광배 있는거 아니냐" 따져물으실거 같은데, 조선시대 불상들을 한번 쭉 살펴보시기 바랍니다(박물관 말고 절에 있는 불상들). 광배가 붙어있는 불상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얼핏 김제 금산사 대장전에 있는 석가모니불상 정도가 떠오를뿐, 광배를 갖춘 불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불단 위에 불상을 봉안한 뒤, 그 뒤에 벽을 세우고, 불화를 거는 방식으로 불전(법당)을 꾸몄습니다. 이렇게 불상 뒤편에 거는 불화를 흔히 후불탱화로 부르지요. 고려시대까지 광배가 하던 역할을 조선조에는 후불탱화가 맡은겁니다(사진2). 왜 이런 변화가 있었는가?는 연구자들도 상당히 궁금해하는 주제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고려와 조선전기 사찰들이 임진왜란으로 다수 훼손되어 구체적인 맥락을 살펴보기 어렵거든요.
개인적으로 거칠게나마 추리를 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불전 내부에서 진행되는 의례의 중요성이 커졌고, 이러한 의례에 초청되는 불보살과 신중, 나한 등의 많은 존재를 한 점의 불화에 그리려 노력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린 불화를 봉안하기 좋은 장소는 후불벽이었겠죠. 부가적으로 후불벽에 불화를 걸게되면 이곳이 부처가 상주하며 설법하는 불국토라는 사실을 비교적 쉽게 인지하게 됩니다. 이는 경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민중들을 교화하는데도 효과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흥국사 석가삼존상은 조선시대의 보편을 따르는 대신 고전적 형태를 보이고 있어 그 가치가 돋보입니다. 현재는 경기도 문화유산이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재평가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12월 1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합니다. 원래 봉안되어 있는 곳은 남양주 흥국사 대웅보전(사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