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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이또이 Apr 27. 2022

나는 글을 쓰면서...

나는 글을 쓰면서 나의 '꿈'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나'로 살아간다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로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닐 때 현기증이 느껴졌다. 하루의 대부분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엄마로 아내로 딸로 며느리로 ...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쩌다 누군가 '아줌마' 하고 부르면 내 이름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년을 투자했던 일도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왜 기분이 좋은지 그 이유에 대해 골돌히 생각했다. 그 기분 좋은 일이 내겐 어떤 의미인지 깊히 생각했다. 내게 의미있는 것들을 모으면서 글을 쓰니 의미 없는 것들에 더이상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만 아니라면 난 선택할 수 있었고 충분히 의미있는 생각들을 하면서 일상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걸 글을 쓰면서 조금씩 알아갔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나의 기쁨이 있었고 별것 아닌 것에 감사가 있었다. 기쁨과 감사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수시로 생각하고 느끼는 내가 점점 궁금해졌다. 특별하지 않은 내가 싫었는데 있는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란 걸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나'에 대해 글을 쓰는 과정은 아마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캐야 할 원석이 많다.



나는 글을 쓰면서 '너'에 대한 오해를 내려 놓을 수 있었다.


관계의 어려움과 실패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으려 했던 많은 날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내 안에서 어떤 마음들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마음들을 인정하기가 어렵고 때로는 두려웠다.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일어난다고 몰아세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는 이유는 상대에 대한 오해를 내려 놓음으로써 더이상의 미련을 두지 않기 위함이란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상대를 오해하고 탓하고 모든 문제의 근원을 밖으로 돌릴 때 내 마음도 함께 빠져나갔다. 그러는 과정에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집을 나간 마음을 다시 찾아오기도 벅찼다.


쉽게 생각하고 싶었다. 관계는 언제든 틀어질 수 있고 모든 관계가 원만해야 한다는 완벽한 기대도 내려 놓아야 관계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장을 합리화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니 나도 그럴 수 있었고 너도 그럴 수 있었겠다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작은 미련이라도 남아 있다면 바람에 쓸려가게 시간으로 비질을 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의 감정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하루에도 수도없이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을 기록하지 않으면 익숙해지지 않는다. 감정을 다스리고 알아차리는 방법으로 글쓰기만 한 게 없다는 걸 새삼 주장하고 싶다. 별거 아닌 것으로 엄청난 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 때는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순간을 일그러진 기억으로 저장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게 되는데 엄마의 의무적 태도는 차라리 필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을 통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의미를 담고 충분히 가치롭다 생각하는 것들을 기록하고 되뇌이면서 이 순간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님을 느끼게 된다. 의무감 보다는 정성으로 채우고 싶고 더 나아가 사랑과 협동으로 우리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점도 뒤늦게 깨우치게 됐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나의 '꿈'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었다.


그림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붓글씨가 내개 어떤 기쁨을 줬는지 그리고 글쓰기는 나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묻고 또 물었다. 각각의 요소들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상상했다. 적어도 재미없는 후반부는 아니라는 생각에 미치고 나니 미친듯이 빠져들었다. 다소 주춤거릴 때도 있었지만 글쓰기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고 다독이며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다. 글과 그림과 글씨가 어떻게 조화롭게 엮일 수 있는지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돈도 조금 벌고 싶다. 무엇보다 내 삶의 철학을 구체화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림과 글과 글씨의 힘을 빌려도 좋겠다는 거다. 방법을 찾았으니 내 몸과 같이 움직이도록 공부하고 연습하며 꽤 쓸만한 도구로 삼을 수 있길 바래본다.





#선택과집중의시간을보내고있는지금

#그림에조금더시간을투자하고있는요즘

#글을쓰고싶어손꾸락이근질거린다

#뭐든한꺼번에갈수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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