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에 초조했었다
빼앗긴 것만 같았던
내 시간
내 공간을
할 수 있어도 하지 않아서 분노하기도 했었다
끝없는 독서
열정적인 외국어 공부
감성적인 혼자만의 여행을
이도저도 아닌 것 같아 좌절하기도 했었다
작가인가
평론가인가
교육자인가
.
.
.
시간이 나를 때려눕히고
온갖 격랑이 나를 끌고 다니더니
나를 내팽개치고 가버렸다
그토록 바랬던 모든 것들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나를 바라보는데
한꺼번에 덤벼드는 숨어있던 열망들의 뜨거운 입김에
숨이 막힌다
나는 시간이 있다
이제 공간도 있다
나는 여기에 있다
.
.
.
천천히 숨을 내쉰다
아직은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