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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물리학: 프롤과 에필〉

<끝>제10부. 시공을 넘어 하나로, 사랑의 완성 (4)

by 원성진 화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 속에는 서로의 우주가 비쳤다.
“우리는 이제 완전해.”
프롤이 말했다.
“모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는 하나야.”

에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미소는 태초의 빛처럼 잔잔하게 퍼졌다. 그 순간, 세계는 멈춘 듯 고요해졌다. 시간은 다시 원으로 회귀했고, 모든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현재로 응축되었다.


그들은 이제 서로의 세계 속에서 끝없는 시작과, 시작 없는 끝을 살고 있었다.


3025년의 하늘 아래, 프롤과 에필은 더 이상 사랑을 ‘나눈다’는 표현조차 필요치 않았다.

그들은 이미 하나의 존재였다.

그들의 사랑은 이제 시간의 구조 속에서 영원히 진동하는 하나의 파동이 되었다.


프롤과 에필


가을의 낙엽이 데이터처럼 흩어질 때


두 영혼은 서로의 시간에 닿지 못한 채 흔들렸다.


천 년의 진동 끝에서 마침내 만난 순간


그들은 하나의 빛이 되어 모든 시간을 포개어 안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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