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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 관계를 망칠까?

착한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by 스마일펄

오늘은 ‘착한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자신에게 잘 맞춰주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꼭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이다.


사실 착한 사람에 대해 저마다 다른 인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착하다'라고 여겨지는 사람은 자기주장이 약하고, 타인에게 잘 맞추며, 갈등을 피하고, 순응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직관적으로 '착한 아이'를 떠올려 보자. 부모가 '우리 애는 착해요'라고 할 때 대체로 부모 말을 잘 따르고 성가시게 하지 않고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잘하는 말 잘 듣는 아이를 의미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회사의 업무 관계나 먼 지인 관계에서는 무난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착한 사람이 가까운 관계, 예컨대 배우자나 가족, 혹은 공동사업 파트너가 되었을 때 발생한다. 연애 시기에는 잘 맞춰주는 모습이 호감으로 작용하지만, 결혼 이후에는 오히려 이러한 성향이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한다. 착한 사람의 이면에는 과도하게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억누른 채 타인에게 과도하게 맞추는 경향이 있다. 거리감이 있는 관계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까운 관계에서는 본래 성향이 드러나고 억눌렸던 욕구가 강하게 올라오게 된다. 결혼 후에는 ‘내가 이렇게 해도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한다’는 좌절감 때문에 외부에서 새로운 인정의 대상, 즉 외부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집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정은 소홀해지고, 배우자는 소외된다. 이러한 ‘착한 사람’은 공감이나 배려라기보다는 인정욕구 때문에 타인에게 맞춘다.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약하고 주관이 분명하지 않으며, 타인의 기준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은 우유부단함, 책임 회피, 조율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연애 때의 다정함이 결혼 후의 무심함으로 변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타인에게는 착하지만, 정작 가까운 가족에게는 고집이 세고 자기중심적이며 배려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후 가정에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당연시하는 태도와 비슷하다. 이러한 관계에서 배우자는 점점 지치고 외로움을 느끼며, 결국 정서적 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착한 사람은 자신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수동 공격(passive-aggressive)의 형태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부탁을 받으면 ‘알았다’고 말하면서 실행을 미루거나, 약속을 반복해서 어기는 방식이다. 이런 행동은 갈등을 직접 표현하지 않기에 지적하기 어렵고, 관계의 긴장을 애매하게 만든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겉보기에는 착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조용하고 순응적인 사람이 술만 마시면 돌변하거나, 사건 사고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는 억눌린 감정이 예기치 않게 폭발하는 결과이다.


요약하자면 착한 사람은 갈등을 피하고 타인에게 맞추는 모습 때문에 거리감 있는 관계에서는 무난하게 보이지만, 가까운 관계에서는 억눌린 욕구와 감정이 표면화되며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차라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솔직한 사람은 주변에서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받을지언정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겉으로는 착한 사람은 관계가 깊어질수록 본심이 드러나고, 때로는 상대방에게 배신감과 혼란을 안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만일 주변에 가까운 관계에서 이러한 착한 사람이 많다면, 나 또한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거나 모든 사람에게 예쁨받고 싶어 하거나, 아니면 이러한 순응적인 사람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지배적인 성향이 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쪼록 이 글이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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