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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lahwah Sep 15. 2021

미얀마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6시간의 비행 끝에 양곤에 도착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반짝이는 야경이 꼭 별무리처럼 보여 아름다웠다. 물론 미얀마의 현상황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지만.

입국 심사를 하고 호텔로 이동하는데 거리가 너무 한산하다. 2년 전만 해도 미얀마에 출장 오신 분들을 지원하러 갈 때 차가 막히던 곳이었는데, 개들만 신나게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안정한 상황을 대변하듯 잔뜩 굳은 표정에 긴 총을 든 군인들이 검문을 서고 있는데 이들을 보니 미얀마의 상황이 더 인식되기 시작했다. 


괜스레 무거워지는 마음에 숨죽여 차 창밖을 바라보는데 미얀마 분이 말을 거신다.


"미얀마는 처음이신가요?"

"아니요. 예전에 약 2년 정도 살았어요."

"미얀마어를 할 줄 아나요?"

"아주 조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지금 미얀마는 참 힘들어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얀마를 빠져나갔고, 수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어요."

"네... 예전에는 정말 활기차고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너무 심각해 저 또한 굉장히 슬프네요."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그래도 한국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투자도 많이 해줬고 우리의 민주화를 지지해줬어요. 그래서 당신을 비롯한 모든 한국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처음 만난 분이셨고,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님에도 한국인이란 이유로 호감을 보여주시고 감사를 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해졌다. 생각해보면 이 분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모든 미얀마 분들은 항상 한국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국제적인 지지가 절실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해주는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의 진심이 이 머나먼 타국에 잘 전달되었나 보다. 그래서 나 또한 한국인임에 자랑스럽고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호텔에 도착했다. 여독을 풀고 나면 나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미얀마에서의 여정이 행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 개인의 행복이 아닌 미얀마분들이 간절히 원하는 "행복"으로. 그리고 이를 두 눈에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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