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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도락 May 02. 2023

별 거 아닌 행복 / 무선 마우스와 패드

며칠 전부터 마우스가 삐걱 거린다.  

클릭을 하면 어만데로 가버리고 다른 걸 클릭하고 있다. 글을 잡아끌면 다른 게 클릭되어 글이 옮겨져 버린다. 휴우. 참을 인을 새기며 클릭 한 번에 엄청난 의식을 하며 힘을 준다. 그래도 소용이 없다.      

노트북 할 때면 글을 쓰든 뭘 기록하든 나에겐 힘든 시간이다. 마우스까지 그러니 막 짜증이 났다. 왜 너까지 내 인생을 이렇게 불편하게 하냐면서 온갖 짜증이 밀려온다. 후우.       

일단 건전지를 갈아 끼워 본다. 이번엔 잘 되겠지. 기대감에 가득 찼지만 여전히 똑같다.  

이걸 몇 년 썼더라? 레이더에 이상이라도 생긴 건가. 그렇게 며칠을 짜증 + 불편함으로 마우스와 싸웠다. 마우스 쓸 일이 있으면 손대기부터 싫어진다. 그리고 더 겁이 났던 건 이게 마우스만의 문제가 아닌 노트북이 문제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었을 거다.     


새 마우스를 주문한다. 만 원대의 새하얀 무소음 마우스. 예전에 선 있는 마우스는 어떻게 썼는지 기억도 못 할 정도로 심플하고 마음에 쏙 드는 비주얼의 마우스가 있다. 

배송도 빠르다. 와. USB만 꽂으면 설치도 바로 되는구나. 또 뭘 설치해서 연결해야 하는 줄 알고 언박싱을 미루고 있던 나. 반성한다. 요즘 시대 정말 좋아졌다. 

클릭을 해보니 지난번 마우스 질감? 하고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이다. 계속 클릭하고 싶다. 이런 마우스가 세상에 존재했다니.       

마우스 패드는 몇 개월 전 다이소 갔을 때 눈에 띄어서 사뒀다. 손목 부분을 받쳐주는 게 있으면 숙달이 안 돼서 그런지 아직 더 불편하게 느껴진다. 또 하얀색의 볼 부분이 좀 있으면 새까매지겠구나 싶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귀여운 건 어쩔 수 없다. 꽃도 그렇지 않은가. 시들 거 알면서 가장 예쁜 순간을 보는 것. 귀엽고 예쁜 자들.      


마우스와 마우스 패드가 나의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9점으로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런 글까지 주절주절 쓰고 있는 걸 보면 그만큼 절박했고 바꾼 마우스가 정말 보다. 이럴 때 보면 바보스러울 만큼 단순하다.       

잘 써보자. 글도 마우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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