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책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편리함에 이끌려 전자책도 읽어봤지만 종이의 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인지 정을 붙이기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책을 읽다가 오디오 북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윌라에 가입을 하고 일주일 무료 쿠폰이 있었다. 한 번 들어보고 아니면 해지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재생을 눌러본다. (일주일 무표 쿠폰 마케팅 승리!)
그때 내 상황이 잔뜩 쌓인 아이들 장난감 방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여서 오디오 북에 더 매달리게 되었다. 거기다 읽고 싶었는데 못 읽었던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 책은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꿈이라는 판타지 소설에 쉽게 빠져 들지 못했다. (외국 소설은 등장인물 이름에서부터 어렵게 느껴짐) 그래서 몇 장을 읽다 반납했다. 그 뒤로 이 소설의 리뷰를 보며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 그 소설을 바로 윌라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일단 책을 틀어놓고 장난감 방 정리를 시작했다. 방을 옮겨 다닐 일이 있으면 핸드폰을 들고 다니며 이야기가 끊기지 않게 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에 걸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다 읽게 되었다.
다음 책은 스토너였다. 스토너 역시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만 보고 덜컥 책을 샀다. 읽는 건 쉽지 않았다. 표지 색이 바래져 갈 때쯤 오디오북에서 스토너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윌라로 안 읽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소설이었다.
오디오 북 장점
접근이 쉽다 / 책을 펴고 자리잡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덜 한다.
집안일 / 가장 좋았던 것은 빨래 개는 시간에 들을 수 있어서였다. 장난감이나 옷장을 치우는 집 정리 할 때도 좋다. 하지만 설거지나 청소기를 밀 때는 소음 때문에 들을 수 없어 아쉽긴 했다 (이어폰을 끼고 하기엔 너무 귀찮음) 샤워할 때 욕실에 두는 것도 고려했으나 역시 물소리와 물이 튀는 것 때문에 포기하게 됨.
이동 시간 / 차에서 책을 읽으면 멀미가 날 수 있는데 책을 들을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운동 / 운동장을 걸으며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에 빠져들어 한 바퀴를 더 돌기도 했다.
읽기 힘든 책 / 읽다 포기했던 책에 도전해서 두 권 다 성공했다. 그래서 윌라에게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
오디오 북 단점
문장 / 좋았던 문장을 기록해두고 싶은데 문장 제공이 되지 않으니 매우 불편했다. 책에서 다시 찾으려 해도 페이지도 모르니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듣고 싶은 문장도 시간으로만 나와서 찾기 불편했다.
종류 / 모든 책의 종류가 다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나의 욕심이겠지.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틈새시간을 이용해 못 읽었던 책에 도전할 수 있다는 윌라의 장점에 푹 빠져 계속 이용할 것이다. 비율은 종이책 : 오디오 북 5:1 정도.
좋은 책 많이 읽어주시길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