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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Jun 10. 2023

네 번째 원더윅스 : 엄마와 다른 독립체임을 안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현재 111일 차인 아기는 잘 자는 편이었다. 낮에는 혼자 잠들 때가 많고 밤에도 분유를 먹고 자장가를 틀어주면 스르르 잠이 든다. 하지만 일주일쯤 전부터 밤에 잘 때 보채기 시작했다. 안아야만 잠이 드는 날이 많아졌고, 자주 놀라서 깼다. 예전과 달리 아침에도 자주 칭얼거렸고 분유를 줘도 먹지 않고 울었다. 아무래도 네 번째 원더윅스인가 보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를 펼쳐 들었다.


아기는 15주쯤(14~17주) 되면 벌써 보채기 시작한다. 아기의 세계는 변하고 아기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른다. 아기는 혼란스럽다. 아기는 모든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조용한 가운데서 이 모든 인상을 처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친숙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아기는 엄마 곁에 있고 싶어 한다. 이 월령부터 힘든 시기가 전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이번 도약이 완료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5주가 걸린다. 그러나 또한 6주가 걸릴 수도 있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p.110


아기의 성장은 반갑지만 힘든 시기가 5~6주나 걸린다니 좀 두렵다. 아기의 변화를 도우면서 나도 조금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이 시기의 모든 아기는 툭하면 운다. 꽤 까다로운 아기는 눈에 띄게 더 자주, 더 크게 울부짖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엄마 곁에' 있고 싶다는 표시를 한다. ~ 모든 아기는 공통적으로 엄마 곁에 있으면 덜 운다. 엄마가 자기만 돌봐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엄마의 무릎에 앉아서도 보채고 난리가 난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p.111


오전 9시경에 분유를 먹인 뒤 아기를 혼자 놀게 하고 나도 아침을 먹으려고 하면 울고 보채서 정신이 없다. 어~ 하다가 금세 11시가 된다. 잠이 들면 잠깐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자지 않고 보챌 때가 많고 잠이 들었다고 해도 금세 깬다. 예전에는 오전에 책을 읽거나 간단한 글을 쓸 시간이 있었는데 최근 일주일은 매일 아기에게 바짝 붙어 있어야 했다. 안고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시키거나 달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아기는 수면시간이 엉클어진다. 잠자는 시간이 더 짧아지며 쉽게 잠들지 못하고 밤에 자다가도 깨어나곤 한다. 다시 밤 수유가 시작된다. 심지어 여러 번 먹으려 한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난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p.111


다행히 수면시간이 엉클어지지는 않았다. 축복이는 저녁 7시 30분~8시 사이에 자고 아침 7시쯤 일어난다. 중간에 꿈나라 수유(밤 11시경), 새벽 수유 (새벽 4시~5시경)를 1회 한다. 축복이는 아직 통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없는 듯하다. 대신 예전보다 잠투정이 심해졌다. 낮잠은 혼자 잘 자는데, 아침과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해서 얼굴을 쥐어뜯으며 우는소리를 낼 때가 많다.


몇몇 아기는 잠시 익숙한 옹알이를 중단한다. 어떤 아기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허공을 응시하거나 귀를 가지고 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기가 힘이 없는 듯하고 멍한 듯도 보인다. 이럴 때 엄마는 걱정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이다. 아기는 새로운 능력의 분출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p.113


옹알이는 여전하다. 축복이는 아주 수다스러운 아기다. 불편한 점이 생겼을 때 울기보다는 말을 많이 한다. 똥을 살 때는 조용하다가 똥을 다 싸면 말을 시작한다. 노는 줄 알고 두면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투덜거리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아기가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할 때의 옹알이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15주 3일(108일) 현재 아기의 변화


먹는 양과 횟수 : 103일 차부터 하루 7회를 먹고, 1회 평균 수유량은 95~100ml였다. 이전까지는 8~10회를 먹었으며 1회 평균 수유량은 65~80ml였다. 1회 수유량이 늘고 수유 횟수는 줄었기 때문에 수유 간격이 길어졌다. 그래서 아기를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장을 보는 데 부담이 줄었다. 105일에 처음으로 140ml를 먹더니 이후에는 한번 먹을 때 90~100ml 정도를 먹는다. 아기가 잘 먹게 되기도 했고, 나도 아기가 언제 배가 고픈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어 배고프지 않은데 분유를 주는 경우가 줄었다.


엄마를 정확하게 알아본다 : 이전에도 엄마를 알아보았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나를 인식한다. 두리번거리며 놀다가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활짝 웃는다. 까르르 소리를 내기도 한다. 잠투정을 할 때 내가 안으면 가만히 있는데, 내편이나 친정 엄마가 안으면 울 때가 있다. '엄마'를 자주 말한다. 부모님이나 동생, 조카들이 알아들을 정도다.


뒤집기 연습 : 아기는 매우 활발한 편이다. 누워 있을 때 항상 다리를 번쩍 들고 있으며, 자전거를 타듯 움직이거나 두 다리를 한꺼번에 폈다 접었다 한다. 70일에 뒤집기 하는 것을 본 이후로 다시 뒤집기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조카들과 놀다가 갑자기 뒤집기를 시도했다. 5번 정도 시도해서 성공했고 엎드려서 목도 들 줄 알게 되었다.


심심해한다 : 심심해서 칭얼거릴 때가 많다. 집에만 있으면 아기와 노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아기가 심심해한다. 칭얼대길래 졸린 줄 알고 재우다가 잠을 자지 않아서 안아 들면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주변을 구경한다. 유모차를 타고 산책하거나 조카들 집에 간다. 조카가 셋이라 아무 때나 가도 꼭 한 명은 있다. 셋 다 춤추기를 좋아해서 아기에게 춤을 춰 준다. 그러면 아기는 돌고래 소리를 내며 좋아한다. 마치 언니들을 따라 하는 것처럼 팔다리를 흔든다.


침, 혀를 가지고 논다 : 침으로 거품을 만든다. 예전에도 거품 만들기를 좋아했는데 요즘엔 횟수가 많아졌고 거품 양도 많아졌다. 혀를 내밀었다 넣었다 하며 논다. 이불, 손수건 인형, 손 등을 입으로 가져간다.


물건을 잡는다 : 아기가 누워 있을 때 손수건이나 인형을 흔들면 두 손을 들어 잡는다. 아기가 좋아하는 애벌레 인형을 누워 있는 아기 한쪽에 눕혀 놓으면 손을 뻗어 인형을 만지고 잡는다. 애벌레 다리를 잡고 인형 전체를 들어 몸 쪽으로 당기기도 한다. 쪽쪽이를 물고 있다가 왼손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쪽쪽이를 잡고 뺀다. 들고 있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뒤 손을 빤다.  


표현이 정확해졌다 : 먹기 싫으면 젖꼭지를 혀로 밀어내면서 분유를 주는 어른과 눈을 맞춘다. 그래도 계속 먹이려고 하면 어른의 손을 잡고 밀어낸다. 힘이 얼마나 센지 손이 밀린다. 무언가 불편하거나 싫으면 투덜거리는 듯 옹알이를 하거나 짧게 소리 지른다. 좋으면 활짝 웃는다. 소리 내어 웃을 때가 많다.  



오늘도 보채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나갔다. 밤에는 쉽게 잠을 자지 못하고 울어서 안아 달랬다. 지치고 힘들지만 눈을 맞추고 활짝 웃는 아기를 보면 모든 피곤함과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내 눈을 바라보고 웃으며 옹알이를 하고, 신난 모습으로 팔다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아기가 유난히 보채고 칭얼댈 때, 안아줘야만 울음을 그칠 때, 그래서 몸이 힘들고 피곤할 때, 기억하자.


'아기는 지금 몸과 정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아기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안전하고 안정적인 엄마 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힘을 내서 혼란스러운 아기를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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