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쫄쫄이 성장기 (4)
쫄쫄이가 너댓살 아니, 쫑쫑이 태어나기 전이니 서너살 때 쯤 이었나 보다. 어느 겨울 주말 오후에 세 식구가 차를 타고 외출을 했다. 사거리를 지나고 있었는데, 아마도 서대전 사거리 쯤 아니었을까 싶다.
뒷 자리에서 장난치며 놀던 아이가 무심히 한마디를 던졌다.
“저 새끼 또 나왔네 !”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하는데, 쫄쫄이가 통통 튀는 즐거운 목소리로 또 한번 외쳤다.
“저 새끼 또 나왔네 !”
“뭐.. 뭣이라고 ?”
쫄쫄이가 활짝 웃으며 가리키는 차창 밖 사거리에 교통경찰 한 분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하늘이 뒤집어질 만큼 놀랐다.
그 시절, 일하는 엄마 대신에 우리 쫄쫄이를 돌봐 주시던 이모님 댁은 아저씨가 택시 운전을 하셨다. 마음 따뜻하고, 사람 좋아하셨던 이모님 부부는 노는 날 택시에 쫄쫄이를 태우고 여기 저기 다니셨더랬다. 아마도 택시기사 이모부가 순백색 울 아들 조기 교육을 제대로 시키신 게다.
한동안, 어쩌다 길에서 교통경찰을 보면 “ 저 땡땡 또 나왔네!” 소리가 내 마음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울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곤 했다.
그 이모님 부부가 쫄쫄이를 엄청 귀여워하셨었다. 그 집 형아들도 쫄쫄이와 정말 많이 놀아 주었는데, 정 많았던 그 이모님 네는 어디서 잘 살고 계시는지… 정신없이 바빴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나 저나, 교통경찰님 미안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