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쫄쫄이와 쫑쫑이 이야기 (1)
우리집은 맨날 야단법석입니다. 쫄쫄이와 쫑쫑이는 아무래도 전생에 ‘웬수’ 지간이 아니었을까 싶지요. 그러니까, 우리 집 전쟁은 십중팔구 심심해진 쫑쫑이가 11살 오빠를 살살 건드려서 시작되는데, 그 싸움판이 영락없는 ‘톰과 제리’ 입니다.
말 쌈이 벌어지면, 쫑쫑이는 일주일 전, 한달 전 일도 들춰내며 이러쿵 저러쿵, 어떨 때는 엄마나 아빠한테 줏어 들은 오빠 어릴 적 이야기까지 마치 제가 직접 보기라도 한 것처럼 들이밉니다.
입 야무진 쫑쫑이가 쫑알 쫑알대면, 맘속에 지난 일을 별로 담아 논 게 없는 쫄쫄이는 입 헤~ 벌리고 쳐다보다가 열이 뻗치면 종국에는 그만 싸이렌이 붑니다.
“퍽 퍽”
“으악 으악 ~ “
한 두어 달 전 일 겁니다. 두 녀석이 하도 시끄럽게 싸워서, 엄마가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요.
"둘다 집에서 나갓 !
웬수끼리는 한 집에 키울 수 없어.."
고함을 꽥 질렀더랬습니다.
엄마 고함소리에 놀란 쫑쫑이는
"엄마 엄마…
이제 말 잘들을께..
제발 여기서 살게 해줘"
울고 불며 바지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웬걸. 우리 쫄쫄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더군요.
"야... 쫑쫑아
얼릉 옷 입어.
엄마가 나가래잖아 !”
제가 뜨끔했었지요. 그렇다고
"야 나가지마" 할 수도 없고.
그 날 이후, 이제 집에서 쫓겨날 걱정 없는 쫄쫄이 쫑쫑이, 매일 매일 대놓고 투닥 거립니다. 톰과 제리가 사는 집, 시끄러워 못살겠습니다.
(2001년 8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