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치명 Oct 22. 2021

나와 고양이

나는 너의 보호자

나는 콩심이를 목욕 시키면서 콩심이의 본성을... 알게 되었다.


콩심이를 목욕 시킬 때 나 역시 옷입고 같이 샤워를 하는 것은 물론 이래저래 나의 얼굴과 배에 빨간 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집사의 숙명 아니겠는가.


나는 콩심이 예방 접종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동물병원을 검색했다. 그리고 전화를 했다.

"즈이 애가 좀 사나워서요. 고양이 잘 보시나요?"

"그럼요. 얼른 오세요."

나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잽싸게 동물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수의사가 진료 거부를 했다.

"고양이가 너무 흥분했어요. 진료 못 봅니다."

이런 SBR. 자신 있어나 하지 말던가. 나는 화가 났지만 동물병원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나는 고양이 카페를 뒤지고 뒤져 고양이를 잘 보기로 유명한 동물병원을 찾아 갔다. 이태원에 있는 작고 허름한 동물병원이었다.

"콩심이 보호자 분,콩심이 추정 나이 한 살이에요. 2010년 1월 1일 생으로 합시다."

누군가의 첫 보호자가 되다니. 나한테 너를 지켜줄 의무가 생겼어. 우리의 관계를 인정 받은 느낌이릴까.수의사는  콩심이한테 필수 예방 접종을 했다. 콩심이는 계속 화가 난 상태였고 점점 더 화를 냈다.

'얘는 어쩌면 호랭이일지 몰라.'


나는 집에 오자마자 콩심이를 케이지에서 꺼냈다. 콩심이는 화가 안 풀리는지 내가 다가가면 하악질을 했다. 그리고 앞발로 내 다리를 쳤다. 그래, 화가 풀릴 때까지 쳐라 쳐! 승질하고는.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잖아! 너도 이 엄마를 지켜줘야지!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콩심이는 밤마다 울기 시작했다. 발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나와 고양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